중도금 대출 제한 9억초과 아파트
2022 경쟁률 9.4대 1… 2021년 7분의 1 수준
“선별 청약으로 양극화 확대” 우려
지난해까지 과열 양상으로 치닫던 아파트 분양시장이 달라졌다. 고강도 대출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청약 불패’의 상징이었던 서울에서도 최근 당첨자들의 계약 포기가 잇따르는 등 ‘옥석 가리기’가 심화하는 기류다.
29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9억원을 초과하는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은 올해 들어 9.4대 1을 기록했다. 지난해(64.7대 1)와 비교하면 7분의 1 수준이다.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지난해 31.3대 1에서 올해 20.9대 1로, 6억원 이하가 17.3대 1에서 9.2대 1로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하락률이 훨씬 가파르다.
분양업계에서는 9억원 초과 아파트의 청약경쟁률이 급락한 것은 까다로운 대출 여건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분양가 9억원 이하 주택은 규제 지역 여부에 따라 중도금 대출을 40∼60% 받을 수 있지만, 9억원 초과 주택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등을 통한 대출 보증이 제한된다. 이 때문에 시행사 등 사업 주체가 중도금 대출을 알선하기도 했지만, 상대적으로 대출 금리가 높은 편이다.
올해부터는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아파트 분양 잔금대출도 포함되기 시작했다. 지난 1월부터 총대출액 2억원을 초과하는 대출자에게는 DSR 규제가 1금융권 40%, 2금융권 50%로 적용되고 있고, 오는 7월부터는 총대출액 1억원 초과 대출자로 규제 대상이 확대될 예정이다. 결국 분양가가 높은 아파트일수록 자금 마련이 급속도로 어려워지면서 9억원 초과 아파트의 청약 인기가 식은 것으로 보인다.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인식이 강했던 서울 아파트 청약에서도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리스’(미아3구역 재개발), ‘한화포레나미아’(삼양사거리특별계획3구역 재개발),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강북종합시장 재정비) 등이 당첨자의 계약 포기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정부가 분양가상한제 개편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개편 작업으로 분양가가 올라가게 되면, 향후 미분양 단지는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원자재 가격과 공사비 인상으로 분양가 현실화 압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청약 수요자들이 선별 청약에 나서면서 입지나 분양가에 따른 양극화 흐름이 확대될 것”이라며 “같은 단지 안에서도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소형 면적의 경쟁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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