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화물연대가 총파업에 돌입한 지 나흘째인 10일 조합원 7800여명이 참여하며 전국 곳곳에서 물류 운송차질이 빚어졌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화물연대 조합원 4200여명이 전날부터 철야 대기하며 파업을 이어갔다.
이날 화물연대 조합원 2만2000명의 약 35%에 해당하는 78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됐다.
항만별 컨테이너 장치율(항만의 컨테이너 보관능력 대비 실제 보관된 컨테이너 비율)은 70.8%로, 평시(65.8%)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부산항과 인천항 등 일부 항만의 반출입량은 감소했다.
수도권 주요 물류거점의 물동량은 바닥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의왕 내륙컨테이너 기지(ICD)의 반출입량은 평시 목요일 반출입량의 8.3% 수준인 403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에 그쳤고, 인천항은 전날 컨테이너 반출입량이 지난달의 16.6% 수준에 불과했다.
부산항 10개 터미널의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지난달의 29.3% 수준으로 떨어졌다.
국토부는 경찰과의 협조하에 긴급 화물은 반출 조처를 한다는 방침이다.
물류 차질로 인한 피해는 시멘트와 자동차, 주류업계 등 산업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국토부는 “자동차·철강·시멘트 등의 출하량이 감소하는 등 차질이 발생하고 있지만, 관용차를 포함해 대체수송수단을 투입하고 자가용의 유상 운송을 허가하는 등비상수송대책을 통해 물류 피해 최소화에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 재고가 바닥나면서 현재 전국 레미콘 공장 1085곳 가운데 60%가량이 가동을 중단했다. 파업 이후 시멘트 출하량은 평소의 5∼10% 선으로 줄었다.
다음주에는 대부분의 레미콘 공장이 멈춰 서면서 건설 현장에서도 피해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대차 울산공장도 모든 차종에서 생산 차질이 이어지고 있다. 총파업으로 차량 운송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면서 현대차는 울산공장에서 만든 완성차를 외부 적치장으로 옮기는 탁송 작업에 일반 직원들까지 동원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와 오비맥주 등 주류업계도 대체 화물운송 위탁사와 계약을 맺거나 물색 중이다. 편의점 업계는 소주 출하가 어려워지자 직접 물류 차량을 하이트진로 이천공장으로 보내 소주 이송에 나서고 있다.
어명소 국토부 제2차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화물연대 위원장과 만나 집단운송거부를 철회하고 복귀할 것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국토부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 등 화물연대의 요구사항에 대해 실무적인 논의를 지속하는 한편 정상 운행차량의 운송을 방해하는 등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경찰과 협조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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