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출범, LCC시장 판 키워
국내서 최다 연간수송객수 기록
2022년 운항 9곳 중 점유율 1위 차지
6월 국내 최초 화물전용기 도입
UAM 상용 서비스 사업 진출도
“항공기 운항 비용 최소화에 만전
코로나 이후 여행수요 선점할 것”
제주항공은 4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양대 항공사 체제 속에서 2005년 첫 정기 저비용항공사(LCC)로 출발했다. LCC가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운임 인하와 서비스 경쟁이 벌어지며 국내 항공 산업의 황금기를 열었다. 항공업계가 코로나19 이후 대비로 분주한 가운데 제주항공은 중·단거리 노선 경쟁력 강화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양대 항공사 중심 체제 흔들어
제주항공의 탄생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간다. 양대 항공사 체제에서 제주 노선 항공료가 꾸준히 인상되자 제주도는 지역경제의 주축인 관광산업이 타격받는다고 판단해 2002년부터 지역항공사업을 추진했다.
2005년 1월25일 애경그룹과 제주도가 150억원을 합자해 제주에어를 설립했고, 제주항공이 LCC에서 처음으로 정기운송사업자 면허를 획득하며 출범했다.
제주항공이 양대 항공사의 절반 수준 운임으로 기존 항공시장을 바꿔놓자 LCC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2년 후인 2007년 이스타항공이 설립됐고,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도 각각 자회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을 통해 2008년 LCC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아시아나는 2016년 에어서울을 통해 또 하나의 자회사 LCC를 취항했다.
소득 증대로 해외여행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LCC는 저렴한 가격과 공격적 노선 확대를 앞세워 고객 잡기에 나섰다. 대형항공사(FSC) 고객을 흡수하면서 가격 장벽을 낮춰 여행에 관심이 없던 소비자도 새로운 고객으로 유입됐다. 일본 불매 운동의 직격탄을 맞아 실적이 악화됐던 2019년까지도 LCC들은 사상 최고의 실적을 거뒀다.
LCC의 성장은 시장 구도를 완전히 변화시켰다. 수송실적 기준 LCC의 국내선 시장점유율은 2006년 2.2%에 불과했지만 2021년 말 72%까지 성장했다. LCC의 국제선 시장점유율은 제주항공이 처음 국제선 운항을 시작한 2008년 0.05%에 불과했지만 2019년 말 기준으로 44%까지 늘어났다.
제주항공은 국내선에서 2020년과 2021년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연간수송객수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4월까지 1만3000여명을 수송해 국내선을 운항하는 9개 항공사 중 점유율 19%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제주항공이 기존 항공사들의 고정적인 수익 모델에서 탈피해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개발하고 여객 매출에만 의존하지 않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온 덕분이다. 현재 운용 중인 39대의 항공기가 모두 189석 규모의 미국 보잉사의 B737-800NG 기종으로, 주요 비용을 크게 절감하는 전략도 활용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항공은 저원가 고수익 구조를 마련해 기존 국적항공사들과 차별화한 순수LCC 사업 모델을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며 “화물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고, 해외 LCC들의 사업 모델을 국내최초로 수용해 좌석 선택 및 옆 좌석 추가구매, 수하물 상품 등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화물전용기 도입과 UAM 진출
제주항공은 이달 국내 LCC 중 처음으로 화물전용기를 도입해 본격적인 항공화물운송사업에 나선다.
도입 예정인 화물전용기는 제주항공이 현재 운용하는 항공기와 같은 기종인 B737-800BCF다. 여객기로 쓰인 항공기를 화물전용기로 개조한 것이다.
제주항공은 여객기와 같은 기종의 화물전용기 도입을 통해 화물기 운항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고 기단 운영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편당 화물 수송량을 확대하고 다양한 형태·종류의 화물도 운송할 수 있게 돼 고부가가치 화물 운송에도 나설 수 있게 됐다.
보잉이 2020년 11월에 발행한 ‘세계 항공화물 전망 2020∼2039’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항공화물시장은 연평균 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으며, 특히 중국 국내 시장과 동아시아 내 및 오세아니아 시장이 각각 연간 5.8%와 4.9%씩 성장하면서 세계 항공화물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분석했다.
제주항공은 도심항공교통(UAM) 서비스 시장 진출에도 나섰다. 지난달 10일 통신, 모빌리티 에너지 등 각 산업군 선도 기업들과 UAM 상용화를 위한 ‘K-UAM 상용화를 위한 컨소시엄 출범’ 협약식을 가졌다. 제주항공은 GS칼텍스·LG유플러스·카카오모빌리티·파블로항공·영국 버티컬 에어로스페이스 등 총 6개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토교통부의 한국형 도심항공교통 그랜드 챌린지(K-UAM GC) 실증사업에 참여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UAM 운항자로 기체의 운항과 관련된 전반적인 항공 운영을 맡는다. 현재 보유 중인 항공사 운용 절차 및 시스템을 토대로 UAM 표준 운항절차(USOM)와 비행계획을 수립하고, 비정상상황 대응 및 운항정보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다.
◆포스트 코로나 선도 채비 나선다
제주항공은 ‘비도진세(備跳進世·도약할 준비를 하고 세상으로 나아간다)’를 키워드로 코로나19 이후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다.
제주항공은 특히 중·단거리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다양한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고효율을 통한 저비용 사업구조를 더욱 공고히 해 항공기 운항에 필요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보다 저렴한 금액으로 항공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코로나19 이후 여행 수요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보잉은 지난해 9월 발표한 ‘세계 상용시장 전망 2021∼2040’ 보고서를 통해 “역사적으로 LCC는 빠른 시장 진입이 가능하고 그들이 제공하는 저렴한 서비스가 경기 침체에서 특히 매력적이기 때문에 시장 침체에서 항공여행 회복을 주도해 왔다”며 코로나19 이후 단거리 노선 비중이 높은 LCC가 시장 회복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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