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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나온 10대들 성노예로… 범죄 온상 ‘가출팸’ 해법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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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15 19:20:09 수정 : 2022-06-16 09: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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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실태조사 용역 첫 착수

“쉴 곳 있다” 유인 후 성매매시켜
조건만남 빙자 조직적 금전 갈취

5년간 가출팸 인원 2200명 추정
범죄소년 줄었지만 특수강도 늘어
“집단 특성상 강력범죄 연루 많아
SNS 발달로 기승… 예방책 시급”

고등학교 1학년 A양 등은 지난 4월부터 B양과 함께 서울 성동구의 한 모텔에서 생활하기 시작했다. 10대 사이에서 이른바 ‘가출팸’으로 불리는 집단 가출 생활을 시작한 것이다. 이들은 B양에게 최소 25건의 성매매를 강요하고 대금 수백만원어치를 빼돌렸다. 견디다 못한 B양이 이달 11일 연락을 끊고 잠적하자, 이들은 B양을 찾아내 다른 2명과 함께 집단으로 폭행하기도 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나타났다.

지난해 6월 가출한 C양은 20대 D씨 등이 꾸린 ‘가출팸’에 들어갔다. D씨 등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2월까지 경기 평택시에 위치한 오피스텔에 C양을 감금한 뒤 흉기로 자해하며 공포감을 조성해 C양이 성매매에 나서도록 압박했다. 이들은 대금 수천만원을 뺏고, C양이 대금을 제대로 받아오지 못하면 알몸을 촬영하고 폭행했다. C양이 성인이 되자 D씨 등은 C양의 이름으로 은행에서 300만원을 대출받아 이를 가로채기도 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가출팸’을 중심으로 청소년 강력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청소년 범죄가 줄어들었음에도 가출팸이 연루된 강력범죄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도 본격적인 실태조사를 포함한 해법을 모색 중이다.


15일 더불어민주당 오영환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10대 청소년 범죄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범죄소년(만 14~18세) 인원은 총 5만4138명이다. 2017년 7만2752명을 기록했던 범죄소년 검거 인원은 2018년 6만6259명, 2019년 6만6204명, 2020년 6만4585명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소폭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강도범죄에서 특수강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 후반에서 40% 초반을 차지할 정도로 꽤 크다는 점이다. 특수강도로 검거된 청소년은 2018년 86명에서, 2019년 130명, 2020년 132명으로 늘어났고, 이들이 저지른 강도범죄 중 특수강도가 차지하는 비율도 2018년 40%, 2019년 36%, 2020년 41% 등 10건 중 4건을 차지하고 있다. 특수강도 범죄는 대체로 가출팸, 성매매와 연관돼 있다는 게 경찰 분석이다. 남녀 혼성으로 구성된 무리가 조건만남을 빙자하거나 금전을 갈취하는 수법이다.

 

가출팸 자체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의 가출팸 해체 건수는 2017년 51건에서 2018년 91건, 2019년 108건, 2020년 125건으로 매해 늘어나다가 지난해 77건으로 줄어들었다. 인원 기준으로는 최근 5년간 2200명이 넘는다. 가출팸 증가는 코로나19 사태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가족과 갈등을 빚거나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데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경찰이 아직 파악하지 못한 가출 청소년들까지 합칠 경우 실제 규모는 이를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경찰은 관련 연구에 착수했다. 경찰청은 ‘가출팸·폭력서클 실태조사 및 대응방안’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경찰이 가출 청소년 관련 연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가출 청소년 개인에 초점을 맞춘 기존 연구와 달리 조직적 특성에 집중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경찰 측은 “가출팸·폭력서클은 개인 일탈을 넘어 범죄 비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집단적 특성으로 강력범죄 연루 사례도 다수 발생하고 있다”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발달 등 사회적 변화에 따라 그 양상이 달라지므로 가출팸, 폭력서클을 예방, 대응하는 효과적 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경찰은 국내 가출팸 실태와 양상을 조사하고, 선제적 예방 방법 및 사후 대처 방법 등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2012년 도입된 학교전담경찰관(SPO) 활동을 보다 내실 있게 진행하는 한편 경찰 차원에서 관련 데이터를 확보하기 위해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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