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개 출전국 중 최하위 머물러
김연경 은퇴 구심점 부재 노출
불과 1년여 전 2020 도쿄올림픽에서 4강 쾌거를 이뤄냈던 한국 여자배구가 2022년 힘겨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예상됐던 일이다. 10년 이상 대표팀 에이스이자 정신적 지주로 팀을 이끈 김연경을 비롯해 센터 양효진, 김수지 등 핵심 베테랑들이 대거 떠나고 본격적인 리빌딩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 중견이었던 박정아(29·한국도로공사), 김희진(31·IBK기업은행)을 중심으로 20대 초반 선수들을 더한 새 대표팀을 구성해 지난 2일 시작된 2022 국제배구연맹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에 나섰지만 에이스 부재와 경험 부족이라는 약점을 노출하며 미국 루이지애나주 슈리브포트에서 열린 대회 1주차 첫 4경기에서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모두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여기에 16일 브라질 브라질리아에서 열린 VNL 2주 차 예선 5차전에서 세계랭킹 9위 도미니카공화국에 세트 점수 0-3(21-25 17-25 13-25)으로 완패했다. 이로써 세계랭킹 16위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5전 전패로 16개 출전국 가운데 최하위 자리에 머물렀다.
1세트 초반은 박정아의 득점과 정호영(21·KGC인삼공사)의 블로킹 등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투지를 보여줬지만 끝내 접전 끝에 패했다. 2세트 역시 초반에는 잘 버텼지만 세트 중반 이후 무너졌다. 결국, 첫 두 세트에서 기세를 완전히 빼앗긴 한국은 3세트에선 초반부터 무너지며 또 한 번 셧아웃 패배를 경험하게 됐다. 공격 득점(28-41)은 물론 범실(26개-14개)에서도 상대에게 큰 차이로 밀린 완패였다.
주포이자 주장인 박정아가 3득점에 그친 것이 뼈아팠다. 오른쪽 공격수로 나선 김희진도 많은 범실 속에 8득점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장신 블로커 정호영이 블로킹 4개 포함 팀 내 최다인 9득점으로 고군분투한 것이 위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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