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의원들도 보고 ‘월북이네’ 얘기”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쟁점화해 연일 문재인정권과 야당을 공격하고 있는 국민의힘을 향해 “북한에 굴복했다는 이미지를 만드는 ‘신(新) 색깔론’”이라며 “강 대 강 국면으로 야당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보이기 때문에 강력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우 비대위원장은 19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재조명하는 여당에 정면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우 위원장이 관련 정보 공개에 협조할 생각이 없다고 한 것을 여당이 비판한 데 대해선 “실소를 금할 수 없다. 전 NLL(Northern Limit Line·북방한계선), 남북정상회담 자료 공개도 반대했었다”며 “안보나 남북정상회담 자료를 정쟁에 이용하기 위해 공개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라고 꼬집었다. 이어 “이 정보를 까면 대민 첩보 기관이 어떤 루트로 감청해서 어떻게 정보를 빼내는지 북한이 알게 된다”며 “문재인정권을 북한에 굴복한 정부, 월북 사실을 조작한 정권으로 만들기 위해 북한을 감시하고 동향을 파악하는 첩보 기능을 무력화하겠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이지 불리한 정보가 있어 협조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첩보 내용에 대해선 “당시 국회 국방위나 정보위서 여야 의원들이 다 같이 열람했다. 지금 여당 의원들도 보고 ‘월북이네’라고 얘기한 적 있다”며 “어떻게 이런 내용을 정쟁으로 만드나”라고 비판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가 보유했던 관련 자료는 임기 만료와 함께 대통령기록물로 지정돼 15년간 봉인된 상태다. 이를 해제하기 위해선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우 위원장은 당시 문 정부 대처의 타당성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이명박정부 초기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 때 이명박정권이 북한으로부터 사과를 받아냈나 재발방지 약속을 받아냈나. 금강산 관광만 멈추고 말았지 않나”라며 “남북 분단 이후 북한 최고 수뇌부가 공식적으로 사과 통지문을 보내고 재발방지 약속을 한 건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에 생긴 현안이라면 나름대로 같이 여러 대처를 하겠지만 1년9개월 전 일어났고 마무리된 사건을 지금 와서 꺼내 든 건 다른 정략적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우 위원장은 윤석열정부를 향해 민생과 경제 문제에 집중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재명 의원, 박상혁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과 전 정권 인사들에 대한 수사와 압박을 멈추고 현안 해결에 몰두하라는 요구다.
우 위원장은 “사법기관과 권력기관을 앞세운 야당에 대한 정략적 압박이 지금의 경제위기 국면을 극복하겠단 의지로 보일까. 국민들 보기에도 적당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계속 민생을 얘기하는 건 현안을 피해가겠단 게 아니라 20여년간 제가 본 두세번의 경제위기 징후가 지금 보이기 때문에 위기의식을 갖고 초당적으로 협력해 해결해보고자 하는 의지”라며 “이런 선의를 정략적 대응과 대결 국면으로 끌고 간다면 정면으로 대응하겠다. 최순실 사건 탄핵까지 완성한 제가 이 정도 국면을 극복 못 할 거라고 본다면 오판”이라고 엄포를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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