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다. 이 중 한 명은 입국 후 하루가 지나 병원을 내원한 뒤 의심환자로 분류된 것으로 드러나 방역 당국의 검역조치에 허점이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22일 질병관리청은 전날 오후 원숭이두창 ‘의사환자’ 2명이 신고돼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의사환자는 임상 증상과 역학적 연관성을 고려해 원숭이두창이 의심되지만 아직 검사결과가 나오지 않은 사람을 뜻한다. 2명의 의사환자는 지난 20일 입국한 외국인 A씨와 전날 독일에서 귀국한 내국인 B씨다.
원숭이두창 진단·검사는 유전자 검출 검사로 진행된다. 검사결과가 나오기까지 통상적으로 6시간이 걸린다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다만 최초 의심환자에 대한 검사에서는 추가로 유전자염기서열분석을 실시해 이날 오후 중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사례 때도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이 이뤄졌다.
의심환자로 분류된 두 명 중 A씨는 지난 19일부터 인후통과 림프절 병증 등 전신증상과 수포성 피부병변 증상이 발생했지만 입국 과정에서 의심환자로 파악되지 못했다. A씨는 이런 증상 때문에 입국 이튿날 부산의 한 병원(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을 내원했고 해당 병원에서 원숭이두창 의심사례로 신고해 같은 병원 격리병상에서 치료받고 있다.
B씨는 전날 오후 4시쯤 인천공항으로 입국했을 당시 미열과 인후통, 무력증, 피로 등 전신증상과 피부병변을 보여 자발적으로 질병청에 의심 신고를 했다. 공항 검역소와 중앙역학조사관에 의해 의사환자로 분류됐고 공항 격리시설에서 대기 후 인천의료원으로 이송돼 치료 중이다.
B씬는 입국 과정에서 빠르게 격리됐지만 A씨의 경우 입국 다음 날 병원을 찾은 만큼 대인 접촉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은 지난달 24일 원숭이두창의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감시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숭이두창이 발생한 국가를 방문한 입국객을 대상으로 입국 시 발열체크와 건강상태 질문서를 받는 방식이다.
원숭이두창은 주로 상처 부위나 체액 접촉을 통해 감염된다. 호흡기 전파도 가능하나 바이러스가 포함된 미세 에어로졸을 통한 공기 전파는 흔하지 않다.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높지는 않다는 의미다. 잠복기는 최대 21일이고 발열, 오한, 두통, 림프절 부종, 수포성 발진 등이 나타난다. 2~4주간 앓다가 대부분 자연 회복된다.
국내에서는 코로나19와 같은 2급 감염병으로 분류돼 있다. 확진자 발생 시 24시간 내 방역 당국에 신고해야 하며, 확진자는 격리치료를 받는다.
원숭이두창은 아프리카 지역에서 풍토병이 됐지만, 지난달 7일 영국에서 첫 발병 보고가 있고 나서 세계 각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전 세계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지난 20일 기준 2680명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오는 23일 긴급회의를 열고 원숭이두창에 대해 코로나19에 준하는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할지를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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