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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두창’ 잠복기 최대 21일·초기 증상도 예년과 달라 검역서 조기 발견 어렵다

입력 : 2022-06-23 07:00:00 수정 : 2022-06-23 09: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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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 전파 위험↑
전문가 “지금은 성 접촉 전파로 성기·항문 부위에 주로 물집 생기고 증상 다양해 의사도 인지하기 어려울 수도"
뉴시스

 

국내에서 첫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생하면서 감염 확산 억제가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하지만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길고 이전과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도 달라져 조기 발견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2일 뉴시스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국내에 입국한 원숭이두창 의심환자 2명의 진단검사 결과 내국인 환자 1명이 양성으로 최종 확인됐다. 이 환자는 전날 오후 4시께 입국해 직접 질병관리청에 의심 신고를 했고, 현재 인천의료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환자 이전에도 국내에 원숭이두창 환자의 유입 사례가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원숭이두창은 잠복기가 최대 21일로 길고 다른 질병과 증상을 구분하기 어려워 입국 검역 단계에서 환자를 걸러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심환자 2명중 다른 1명은 지난 20일 항공편으로 입국해 건강상태 질문서에 '증상없음'으로 표시하고 검역을 통과했다. 이 환자는 하루 뒤인 21일에야 병원을 찾았다.

 

원숭이두창의 증상이 나타나는 양상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것도 검역의 어려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당초 원숭이두창은 두창과 비슷하게 발열, 두통, 근육통 등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고 1~3일 뒤에 얼굴, 몸, 손바닥, 발바닥 등에 수포성 발진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0일 원숭이두창을 식별하기 위한 새로운 지침을 발표하면서 많은 신규 환자들이 이런 초기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CDC는 대부분의 새로운 감염자에서 입이나 생식기 또는 항문 주변에 발진 징후가 먼저 보인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 환자가 발열 증세를 보이지 않고 발진이 얼굴이 아닌 생식기나 항문에 주로 발생한다면 사실상 타인이 검역 단계에서 의심 환자를 발견하긴 어려워진다.

 

원숭이두창의 초기 증상이 달라진 이유는 주로 동물과의 접촉을 통해 감염됐던 이전 사례와 달리 최근에는 성적 접촉을 통해 전파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신상엽 KMI 한국의학연구소 상임연구위원(감염내과 전문의)은 "현재 확산되고 있는 원숭이두창은 증상이 심하지 않지만 과거에 아프리카 지역에서 유행하던 원숭이두창과 임상적 특징이 다소 다르다"고 말했다.

 

신 연구위원은 “과거에는 환자의 얼굴이나 손에 많은 물집들이 생겼기 때문에 주변에서도 쉽게 인지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성 접촉에 의해 전파가 되면서 성기나 항문 부위에 주로 생기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자가 열도 잘 안 나고 임파선도 붓지 않는 등 굉장히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그래서 의사들도 인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원숭이두창 환자가 검역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고 국내에 유입될 경우 지역사회에서 은밀하게 확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원숭이두창이 성소수자에게서 발생하는 질병이라는 낙인 효과 때문에 환자가 증상이 나타난 사실을 알리기 꺼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일선 의료기관들이 원숭이두창에 대응할 수 있는 체계가 아직 갖춰져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의심 환자가 발생할 경우 빠르게 환자를 격리 치료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신 연구위원은 "지금은 환자가 동네 병원에 가더라도 그 곳에서 이 문제를 컨트롤할 수 없다"며 "의심 환자가 나오면 바로 질병청에 연락해서 신속하게 환자를 보낼 수 있는 전국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최대한 접촉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의료진들도 원숭이두창의 달라진 임상 양상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질병청에서 업데이트된 정보들을 제공해야 한다"며 "국민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원숭이두창에 대해 알려 조금이라도 의심될 경우 질병청에 연락해서 안내를 받도록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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