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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와 함께 찾아온 사상 첫 6월 열대야, 왜? [뉴스 투데이]

입력 : 2022-06-28 18:30:00 수정 : 2022-06-28 23: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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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끝무렵 발생하던 예년과 달라
지속적 남서풍 내륙에 가습기 역할
비구름 막혀 지표면 열 방출 못하자
기온 변화 더디며 밤까지 ‘찜통더위’
때이른 더위에 실외기 화재 잇따라

30일 새벽까지 ‘야행성 폭우’ 예고
당국, 위기경보 ‘주의’ 단계로 상향
열대야가 나타난 지난 26일 저녁 강원 강릉시 안목해변에 많은 시민이 나와 무더위를 식히고 있다. 강릉=연합뉴스

한낮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도 전에 열대야가 먼저 찾아왔다. 7월 중순에 접어들어야 나타나던 서울 열대야가 이번달 들어 이틀 연속 발생했다.

 

기상청은 28일 서울의 일 최저기온이 6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25.8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날 일 최저기온이 25도를 넘겨 유례없는 ‘6월 열대야’가 나타난 데 이어 하루 만에 ‘역대 가장 더운 6월 밤’이라는 기록이 등장했다. 보통 열대야는 장마 시즌이 지난 뒤 폭염이 찾아와 낮에 한껏 대기를 달궜다가 밤에도 열기가 채 식지 못할 때 발생한다. 그런데 올해는 장마 시작과 거의 동시에 첫 열대야가 나타났다. 장마 시작일과 첫 열대야 발생일을 보면 보통 열흘 정도 차이가 나지만 올해는 간격이 사흘에 불과하다.

 

이번 장마철에 유난히 열대야가 빠르게 나타난 원인은 지속적으로 불어 드는 남서풍에 있다. 현재 중국과 우리나라에는 북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가, 남쪽에서 온난 습윤한 공기가 불어 들고 있다.

 

두 공기가 충돌하며 중국 남부에서 우리나라까지 정체전선이 길게 뻗고 이 위로 작은 규모의 저기압이 줄지어 발달했다. 정체전선과 함께 저기압이 발달하는 건 특이한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정체전선의 방향이다. 지난해에는 정체전선이 같은 위도에서 동서로 발달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정체전선이 한쪽으로 기울어 동남아 부근 더위가 우리나라로 끌어올려지기 쉬운 상황이 됐다.

 

반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저기압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남쪽에서 덥고 습한 공기를 끌어올린다. 보통은 저기압이 통과한 자리를 차고 건조한 공기가 채우지만 이번에는 여러 개의 저기압이 연이어 통과하면서 남쪽에서 습윤한 공기가 계속해서 불어 들고 있다. 습한 공기는 건조한 공기보다 기온 변화가 더디다.

 

이 때문에 최근 낮에 폭염 수준의 더위가 발생하지 않았어도 밤 사이 기온이 느리게 떨어지며 더위가 지속됐다. 게다가 장마철인 요즘, 비구름이 하늘을 뒤덮어 지표면 열이 방출되지 못했다.

오는 30일까지 정체전선이 활성화하며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00∼200㎜, 수도권과 강원 내륙·산지에 최대 300㎜의 매우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 특히 28일 밤에서 29일 오전, 29일 밤에서 30일 오전 사이 중부지방에 ‘야행성 폭우’가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오후 8시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 가동과 동시에 위기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향했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확장할수록 정체전선은 더 좁고 강하게 발달해 국지적으로 강한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된다.

 

열대야는 정체전선 영향권을 벗어날 때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장맛비와 함께 강한 바람도 불겠으나 무더위는 이어지겠다. 이광연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강풍이 불면 지면 근처 더위가 소산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이번 바람은 남쪽에 기원을 둔 덥고 습한 공기”라며 “바람이 강할수록 기온과 습도가 상승해서 열대야가 나타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른 열대야로 에어컨 사용량이 늘면서 에어컨 실외기에서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11시47분 서울 동작구 흑석동 19층 아파트 내 4층 집 에어컨 실외기에서 불이 났고, 주민 49명이 대피했다. 소방당국은 차량 28대와 인원 96명을 투입해 화재 30여분 만에 불길을 잡았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에어컨 실외기와 가재도구가 불타 185만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냈다.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 청담씨네시티 건물 옥상에서도 전날 오후 8시20분쯤 화재가 발생해 영화관 관객을 포함해 45명이 대피했다. 불은 18분 만에 진화돼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당국은 건물 옥상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 과열로 불이 난 것으로 보고 있다. 합동 감식을 통해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할 예정이다.


박유빈·이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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