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10년 행동지침 담은 문서
“中, 가치·이익·안보에 도전” 규정
러, 파트너서 ‘직접적 위협’으로
바이든 “유럽지역 美 전력 강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가 중국의 도전을 처음으로 명시하는 새로운 전략개념(Strategy Concept) 문서 채택을 논의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안보환경이 일대 변곡점을 맞게 됐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29일(현지시간) 나토 정상회의가 열리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에 대해 “우리의 가치, 이익, 안보에 도전”이라며 “중국이 현대 군사 능력, 장거리 미사일 또는 핵무기에 엄청나게 투자하고 있고, 5G(5세대 이동통신) 같은 중요한 인프라를 통제하려고 시도한다”고 지적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또 이번 정상회의의 의의에 대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심각한 안보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만났다”며 “역사적이고 변화가 많은 회의”라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앞서 27일 기자회견에서 신(新)전략개념에 대해 “동맹국들이 러시아를 우리 안보에 가장 크고 직접적인 위협으로 여긴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중국이 우리 안보와 이익, 가치에 가하는 도전들에 대해서도 다룰 것”이라고 밝혔다.
나토 정상회의는 이날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해 러시아의 위협과 함께 중국이 야기하는 도전을 다루는 새로운 전략개념 문서 채택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
나토가 향후 10년간 대응해야 할 우선순위를 담은 행동지침인 전략개념 문서는 2010년 채택 후 12년 만에 개정된다. 나토의 가치와 목적, 임무와 함께 나토가 처한 안보적 도전과 이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적, 군사적 임무의 개요를 담고 있는 핵심 문서다.
나토가 2010년 포르투갈 리스본 정상회의에서 채택한 전략개념 문서에는 러시아를 파트너로 표현했고, 중국은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역사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미국 블룸버그는 이번에 나올 신전략개념이 중국을 ‘구조적 도전’(Systemic Challenge)으로 규정하고 중·러 관계 심화를 부각할 것이라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나토는 이미 지난해 6월 정상회의 공동성명에서도 “중국이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와 동맹 안보와 관련된 영역에 구조적 도전을 야기한다”고 구조적 도전을 언급한 바 있다.
미국 정부는 신전략개념에서는 구조적 도전보다 중국의 위협을 적시한 보다 강력한 표현을 쓰자고 주장했다. 미국 정부는 중국의 위협을 명백히 함으로써 나토를 중심으로 한 서방국가와 이번 정상회의에 참석한 한국, 호주, 뉴질랜드, 일본을 묶어 세워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을 하나로 연결하는 대중 견제망을 구축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8일 신전략개념에 포함될 중국 위협에 대해 ‘다면적 도전’(Multifaceted Challenge)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미국이 그간 중국을 겨냥해 일관되게 문제를 제기해온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영토 분쟁을 포함한 자유를 위협하는 행위, 비(非)시장 경제 관행, 강제노동, 인신매매 등 인권침해, 기후변화 문제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광범위한 위협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9일 나토 정상회의에서 유럽의 집단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영국에 F-35 스텔스기 2개 대대 추가배치 △스페인 로타 해군기지 주둔 해군 구축함을 기존 4척에서 6척으로 확대 △폴란드에 미국 육군 제5군단사령부 영구 설치 △독일과 이탈리아의 방공체계 강화 △루마니아에 병사 3000명과 2000명 규모의 전투단으로 구성된 순환여단 추가배치 등 미국의 전력태세 강화방안을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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