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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기의호모커뮤니쿠스] 코로나 팬데믹이 만드는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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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03 23:24:20 수정 : 2022-07-29 12:5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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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1학기 강의는 기다리던 대면 상황으로 진행되었다. 교수와 학생이 한 공간에서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느꼈다. 수천년 동안 변함없이 애용되어 온 대면교육 방식이 새삼스러워진 것은 코로나 팬데믹 때문이다. 지난 2년은 내내 원격화상 방식이었다.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수업과 학생들이 동료, 선후배와 직접 교류를 통한 사회화 과정을 못 가지는 것에 대해 우려가 컸다.

코로나가 인간의 소통에 미친 영향은 어떤 것일까. ‘인간 커뮤니케이션 이해’라는 필자의 강의에 포함해본 질문 주제이다. “비대면 접촉 상황 증가, 경로도 다양, 비언어적 행위의 인식에 어려움을 주었다” “일상생활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짐(교육, 업무 등), 대면 소통이 필수로 느껴지지 않게 됨” “비언어적 행위의 감소로 커뮤니케이션의 질이 떨어짐. 인상·감정·장소의 느낌·기분·표정이 화면으로 담기지 않아서 정밀한 커뮤니케이션 힘들어짐.” 파토스(감정)와 맥락을 소통에 담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증언이다.

비언어 행위는 인간이 사회적 동물로 타인과 어울려 살면서 학습화된 행위로 사랑·위험·놀람·슬픔·분노와 같은 감정적 차원의 표현에 효과적이고, 친밀감을 강하게 표시하는 기능이 있다(‘Nonverbal Signals’, Burgoon). 상대와 넓고 깊은 관계를 형성하는 데 필요한 비언어 행위가 결핍되면 소통 욕구를 충족할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기술의 발전으로 오히려 더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방안들이 제시되었다” “언택트 소통에 익숙해지면서, 커뮤니케이션 또한 서로 접촉하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다. 대면 대신 컴퓨터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의 증가”와 같이 코로나 사태가 소통에 대한 새로운 방법과 인식을 주었다고도 한다. 그러나 “대면과 비대면 소통은 큰 차이가 있다. 비대면은 무언가 준비도 덜 하게 되고, 노력이 줄어들게 된다. 코로나가 소통의 기술은 진화시켰지만 소통 그 자체는 퇴화시켰다” “꿈꾸던 대학생활이 비대면 화상수업으로 바뀌면서 소통이 사라졌다. 대학교 동기와 선후배 얼굴과 이름을 모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줌으로 소통을 하므로 일방향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도 일방향으로 변해갈 수 있다” “가볍고 책임감 낮은 관계들을 유지하는 법을 다 같이 터득했기에 좋았다. 그런 수준의 관계가 SNS를 통해 증가하고 있다”는 의견도 있다.

코로나로 인해 인간의 소통 행위에 거대한 변화가 발생한 것은 분명하다. 인간은 변화에 대처하는 지혜를 다양하게 강구해 갈 것이다. 물론 그 방향은 ‘소통의 기술’을 확장하고 상대와 더 신뢰하는 관계를 형성·유지·발전시킬 수 있는 ‘소통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김정기 한양대 명예교수·언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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