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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지진계, 설치 한 달도 못 돼 고장

입력 : 2022-07-14 01:05:00 수정 : 2022-07-13 19:5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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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억원 들여 설치 3대 중 2대 멈춰
가장 깊이 있는 1대, 하루 만에 먹통
원인 조차도 명확하게 파악 못해

2017년 11월 15일 발생한 경북 포항 지진은 지열발전소 활동에 따른 ‘촉발지진’이라는 결론이 나온 가운데 부지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설치한 ‘지진계’가 한 달도 못 돼 고장나 혈세낭비라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과 대한지질학회 등에 따르면 에너지기술평가원과 지질학회는 지난 5월부터 포항시 북구 흥해읍 남송리 포항지열발전 부지에 지진계 설치에 들어갔다.

지하 4㎞ 깊이 지열정에 1400m, 780m, 500m 지점에 심부 지진계 3대를 설치하고 지하수 수위 및 수질 변화 관측 센서 등을 설치했다. 예산은 7억원가량이 투입됐다. 하지만 500m에 설치된 지진계만 작동되고 다른 2대는 고장난 것으로 확인됐다. 땅 속에서 관측한 데이터가 전송돼야 하는데 끊겼다는 것이다.

특히 1400m에 설치한 지진계는 설치 단 하루 만에, 780m에 있는 지진계는 설치 한 달 만에 멈춰섰다.

현재 지진계가 작동되지 않은 원인조차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지진계 제작사 관계자는 1400m 지진계를 인양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지열정에 걸려 인양하는 데도 실패했다.

780m 지진계는 6월 17일부터 통신이 간헐적으로 연결되거나 끊김현상을 반복하다 6월 18일부터는 아예 연결이 되지 않고 있다. 케이블이 끊어질 수도 있어 결국 그대로 놔두기로 했다고 지진계 제작사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같은 일이 발생하자 대한지질학회 등은 지진계를 제작한 영국 제작사 측과 대책을 논의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포항지열발전소 한 관계자는 “바닷속도 마찬가지지만 땅속에는 고온과 압력이 세다”며 “지진계가 지하수 속에 잠겨져 있는 만큼 습도가 증가하는 문제 등이 한 원인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포항지열발전소가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 규모 5.4 강진을 촉발하자 국내외 전문가로 구성한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은 2019년 3월 지진이 진앙 인근 지열발전소 물 주입으로 촉발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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