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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도로 떠나는 한국 와인 여행 [명욱의 술 인문학]

입력 : 2022-07-16 19:00:00 수정 : 2022-07-15 18:3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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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원 대표와 그의 아내 박영화씨. 둘은 대부도의 농협에서 처음 만나 같이 포도를 재배하고 와인을 만드는 둘도 없는 파트너이자 가족이다.

한국에서 와인을 만든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도 외국에서 저렴한 원액을 수입해 유통하는 것이 아닌 직접 포도를 재배해서 만든다면? 문화와 트렌드를 선도하는 와인 마니아와 유통사는 관심을 가져줄 것인가? 그것도 외국에서 저렴한 원액을 수입해 유통하는 것이 아닌, 직접 포도를 재배해서 만든다면?

실은 이러한 문제에 관련하여 수십년간 전문가들의 토론이 이어졌다. 결론은 한국 포도로는 와인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 이유는 일조량이 짧고 우기가 잦아 일반 포도보다 당도가 높아야 하는 와인 전용 포도 재배가 어렵다는 것이 이유다, 또 포도 생육에 좋은 토양은 사질 양토(모래 75%, 토사 10%, 진흙 10%)와 점질 양토(모래 55%, 토사 10%, 진흙 35%) 사이의 토질인데, 한국은 이와 다른 진흙과 침적토의 함유량이 과다하여 배수와 통기성이 나쁘다는 것이었다. 더욱이 흔히 하는 말로 가성비 좋은 칠레를 비롯한 신대륙 와인이 끊임없이 수입되는데 그러한 것들과 경쟁이 될 수 없다는 것이었다. 결국, 외국 좋은 와인을 사 마시면 되지, 굳이 우리가 와인을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 일반론이었다.

그런데 이러한 일반론에 반기를 든 곳이 있었다. 우리나라 포도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이 땅에서 재배된 포도로도 개성 있고 풍미를 느낄 수 있는 좋은 와인을 만들 수 있다며 직접 만든 곳이다. 바로 대부도 그랑꼬또 와이너리. 2001년 와이너리 설립 이래 21년째 포도를 재배하며 와인을 빚고 있다.

그랑꼬또 와이너리에서는 일반 식용 포도인 캠벨얼리를 발효하여 만들고 있다. 대부도 포도의 특징은 일조량이 좋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크다는 것. 그래서 같은 캠벨얼리라도 당도가 높다. 포도는 직접 재배한 포도와 지역 조합원들에게 받아서 하고 있는데, 발효와 숙성까지 1년 이상이 걸린다. 일부러 오크통이나 오크칩으로 숙성은 하지 않는다.

이유는 대부도 포도의 향과 맛을 그대로 와인에서 즐기기를 바라는 마음. 마시는 순간 프레시한 포도의 맛과 향이 입과 코를 가득 차게 감싸준다. 최근에는 화이트 와인 품종인 청수 포도로도 와인을 빚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청수포도로 만든 와인은 2016년도 우리술 품평회 과실주 부분 최우수상을 받는다. 김지원 대표는 양조에 대해 솔직하게 설탕도 넣어 빚는다고 이야기한다.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다만 단맛을 내기 위한 것 아닌 초기 알코올 발효를 위한 과정이라 강조한다. 당이 있어야 효모가 그것을 먹고 알코올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 덕분인지 그랑꼬또의 대부도 와인을 마신 어느 한 소믈리에는 이 와인은 마치 포도를 깨무는 듯한 질감이 있다고도 표현했다. 포도 과즙의 어는점과 수분의 어는점의 차이를 살려 당도를 높여 설탕 없이 만든 아이스 와인도 출시했다.

서울에서 1시간대 거리에 있으며, 바다가 갈라지는 탄도항, 시화호, 패러글라이딩 등 다양한 레저 스포츠도 할 수 있는 대부도답게 그랑꼬또 와이너리도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일단 예약 없이 방문만 해도 가벼운 1, 2종의 대부도 그랑꼬또 와인을 시음해 볼 수 있다. 예약을 하면 소박하지만 와이너리도 견학해 볼 수 있다. 8월 이후에는 직접 포도를 따 볼 수도 있다.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객원교수. SBS팟캐스트 ‘말술남녀’, KBS 1라디오 ‘김성완의 시사夜’의 ‘불금의 교양학’에 출연 중.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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