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답변 짧게 하고 예민한 질문은 회피
전 정권에 화살 돌리기 화법서 벗어나
金여사 일정 부정적 여론 참고해 조율
경기침체·與 내홍 등 악재 여전해 험로
‘지지율 30%대를 지켜라.’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 실언·태도 논란과 ‘김건희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한편 장관·비서관들의 전방위 정책 홍보를 독려하는 ‘올코트프레싱’ 전략으로 지지율 30%대 수호에 나섰다. 대통령 지지율 30%대는 국정을 이끌어가는 마지노선이다. 20%대로 추락하면 인적 쇄신 등의 극약 처방이 불가피하다.
윤 대통령은 21일 용산 청사 출근길 도어스테핑에서 “도어스테핑 질문은 2개만 받을 계획인가”라는 질문에 “다른 질문이 없느냐”고 말하며 답을 하지 않고 넘어갔다.
윤 대통령은 전날 사면과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변하지 않겠다” “일절 언급하지 않겠다”라며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은 답변의 길이도 4∼5문장 안에서 마무리하는 등 간결하게 답했다.
윤 대통령의 간결하면서 일부 예민한 질문을 회피하는 화법은 인사 편향 지적에 전 정권에 화살을 돌리거나, 경찰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을 “국기 문란”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자세다. 도어스테핑에서 몇 차례 드러난 윤 대통령의 짜증스러운 반응과 정제되지 않은 발언이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한다는 대통령실과 여론의 지적을 의식한 태도다.
윤 대통령은 최근 부인인 김건희 여사 관련한 각종 논란이 국정운영 지지도에 미친 악영향에 대한 안팎의 우려도 다수 전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김 여사 행보에 대한 여론의 부정적인 평가를 정리한 보고서도 윤 대통령에게 전달됐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 이후 공개 일정을 삼가고 있는 김 여사의 ‘로키(low key)’ 행보에는 이 같은 우려를 전달받은 윤 대통령의 조치가 영향을 미쳤다는 후문이다. 김 여사는 나토 정상회의 이후 코로나19를 이유로 각종 오찬 간담회를 미뤘지만, 현재도 간담회 일정을 다시 조율하지 않고 있다.
대신 윤 대통령의 ‘스타 장관론’ 역설 이후 각 부처 장관, 대통령실 수석비서관들의 대언론 소통이 강화되고 있다. 이상민(행정안전부)·한화진(환경부)·이정식(고용노동부) 장관이 현안에 대한 인터뷰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출입기자단 간담회에 나섰다. 다른 부처 장관도 언론 인터뷰와 라디오 출연 등의 일정을 조율하며 홍보에 나섰다.
대통령실은 기존 악재 최소화와 정책 홍보로 지지율 반등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가파른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국면 진입,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징계 후 지도부 체제를 놓고 잡음이 이어지는 여당 상황은 여전히 지지율의 악재로 꼽히고 있다.
‘사적 채용’과 겸직 의무 위반 등 ‘이해 충돌’ 논란이 이어지는 인사 문제는 잠재적인 불안 요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30%대 지지율을 국정운영 동력의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라며 “민생을 최우선 하는 행보와 정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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