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돗물에서 깔따구 등 유충이 발견됐을 때 주민에 즉시 알리도록 의무화하는 법률과 조례 개정이 추진 중이다.
지난달 7일 경남 창원시 석동정수장에서 유충이 발견된 후 창원시가 36시간이 지나 시민에게 공개한 사례가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다.
이달곤 국민의힘 국회의원(창원 진해)은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수도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개정안은 수돗물에서 곤충이나 유충 등 육안으로 식별될 수 있는 생물이 발견된 경우도 수질위반 기준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세계일보는 지난달 13일 단독 보도를 통해 현행법상 수돗물에서 깔따구 등 유충이 발견되더라도 수질기준 위반 사항에 포함되지 않아 일반수도사업자가 이를 시민에게 공지해야 할 의무가 없어 시민 정서와 동떨어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창원시가 깔따구 유충 발견 사실을 뒤늦게 알리자 환경단체는 ‘늑장 공개’라고 지적했지만, 현행법상 유충 사례는 주민 공지 의무가 없는 것으로 확인돼 논란이 일었다.
이 의원은 “이 같은 문제의 원인은 법률 미비에 있다. 현행법상 깔따구 등 유충은 수질기준 위반 사례에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애초 주민 공지 의무도 없을뿐더러, 주민 공지가 늦어진 이유”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법 규정은 국민 상식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 이어져왔다. 또 유충이 발견됐을 때 그 사실을 얼마나 빨리, 무엇을 알려야 하는지에 대한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아 이번에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또 전홍표 더불어민주당 창원시의원도 ‘창원시 수도 급수 조례 개정안’을 창원시의회에 제출했다.
전 시의원은 “깔따구 유충을 수질기준 위반 사례에 포함하지 않아 시민 공지 강제성이 없더라도 행정은 시민이 걱정하는 사례를 신속하게 알릴 의무가 있다”며 “깔따구 유충 발견 때 시민 공지 시한 등을 조례에 담아도 상위법에 저촉되지 않는지를 살피며 조례 개정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창원시의회는 입법계와 집행부 검토·의견 조율을 거쳐 최종 개정안이 나오면 시민 의견을 듣기 위한 입법예고 절차를 밟는다.
차질 없이 진행되면 조례 개정안은 9~10월 시의회 1차 정례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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