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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한 포기 만원 훌쩍… “차례상 음식 가짓수 줄여야죠”

입력 : 2022-09-06 18:40:00 수정 : 2022-09-06 18: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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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명절 고물가 공습

개당, 배 4000원·무 3199원…
2022년 차례상 차림 6.8%↑ 31만원
모임 최소화·귀향 포기 움직임

‘슈퍼 태풍’까지… 엎친 데 덮쳐
상인들 대목 장사 망칠까 우려

서울 강남구에 거주하는 50대 주부 강모씨는 최근 시장에 갔다가 깜짝 놀랐다. 채소부터 과일까지 값이 오르지 않은 것을 찾기 힘들 정도였다. 시장 갈 때만 해도 장바구니를 가득 채울 계획이었지만, 예상 밖으로 오른 가격에 한숨만 나왔다. 상인들이 “추석 직전에는 값이 더 오를 것”이라며 구매를 부추겼지만, 강씨는 다른 시장이나 마트에도 방문해 가격을 비교하기로 했다.

6일 서울 시내 한 전통시장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강씨는 “배추 한 포기에 1만원이 넘고 배가 선물용도 아닌데 한 개에 4000원이 넘는 것을 보고 당황스러웠다”며 “이번 추석 때 오랜만에 친척들도 모이기로 했는데 부담이 크다”고 토로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명절인 이번 추석을 앞두고 식품 물가가 치솟으면서 차례상 등 음식 준비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우크라이나발(發) 지정학적 리스크 등으로 인한 지속적인 고물가 흐름에 더해 폭염과 집중호우의 반복 등의 요소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추석 상차림을 간소화하거나 조금이라도 더 싸게 구매하기 위해 대안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6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추석 차례상 차림 비용은 31만8045원으로, 지난해보다 6.8%(2만241원) 올랐다. 전통 시장은 27만2000원, 대형 마트는 36만4000원대로 나타났다. 시장이 상대적으로 마트보다 저렴하긴 해도 전년보다 부담이 커지면서 주부들의 시름도 깊어졌다.

주요 성수품 가격을 살펴보면 지난해보다 모두 크게 뛰었다. 추석을 일주일가량 앞둔 지난 2일 기준, 배추는 포기당 7398원으로 지난해 추석 일주일 전 5177원 대비 42.9% 올랐다. 무는 개당 3199원으로 전년보다 57% 뛰었다. 시금치도 지난해 추석 전에는 1만3630원이었지만 올해는 두 배가 넘는 3만759원이다.

이런 고물가 양상에 부산에 사는 김모(58)씨 가족은 이번 차례상에 올릴 음식의 가짓수를 줄이기로 했다. 그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탓에 모이지 못한 일가친척도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이기로 했지만, 마냥 반갑기만 한 것은 아니다. 물가가 올라 추석 상을 풍요롭게 차리기엔 부담이 크다. 김씨는 “손도 많이 가고 밀가루와 식용유 값이 크게 올라 준비하기에 부담이 큰 부침 요리들은 하지 않기로 했다”며 “오랜만에 친척들을 보는 것은 좋지만 부담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차례 음식을 전문 업체를 통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준비하거나 다른 지출을 줄이는 등 타개책에 나선 모습도 눈에 띈다. 마트 할인 행사를 기다려 장을 보고, 인터넷 검색으로 값싼 제품을 구매하는 이들도 많다. 친척 모임을 최소화하거나 아예 고향에 방문하지 않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직장인 박모(32)씨는 “재료값은 물론 외식 물가도 크게 올라 이번 추석은 친척 중 모일 사람만 모이기로 했다”고 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간 6일 경남의 한 과수원에 낙과 피해가 발생해 배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연합뉴스

명절 대목을 기대한 상인들의 걱정도 앞선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추석 직전에 태풍 ‘힌남노’가 상륙해 농축수산물 가격 급등 우려는 더 커졌다. 서울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의 한 상인은 “지난달 폭우 피해를 수습한 지 얼마 지나지도 않았는데, 이번엔 물가가 발목을 붙잡고 있고 태풍마저 지나갔다”며 “재료값이 더 오르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그러면 손님이 완전히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부담이 더 커지지 않도록 정부에서 대책을 강화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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