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22년 연고점 경신 ‘경고등’
무역적자 심화·긴축 리스크 여전
“위기 상황 아니지만 경계해야”
한국 경제 상황의 위험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선제지표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경제위기 때와 같은 폭등 상황은 아니다. 정부도 이를 근거로 현재를 경제위기 상황으로 볼 수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올라가는 속도가 빠르다. 위험 상황은 아니지만, 충분히 경계는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9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8일 기준 국제금융시장에서 한국 외국환평기금 채권(5년 만기)의 CDS 프리미엄은 58.4bp로 나타났다. 전 거래일 대비 하락하긴 했으나 여전히 최근 1년 평균인 34.6bp보다 높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62.7bp를 기록해 올해 연고점을 경신했다. CDS 프리미엄은 지난 6∼7월 40bp대를 넘어서며 한 차례 상승했다가 수그러들었는데, 최근 들어 다시 상승하고 있다.
CDS란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가 났을 경우에 대비해 부도위험만 분리한 파생상품이다. 일종의 보험 성격을 띤다. CDS를 판매하는 금융사는 대가로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를 받는데 이것이 CDS 프리미엄이다. 즉, 한국 CDS 프리미엄이 올라간다는 것은 그만큼 국가 부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외평채에 대한 CDS 프리미엄인 만큼 한국의 대외신인도를 측정하는 지표이기도 하다.
현재의 CDS 프리미엄은 과거 경제위기 때에 비추어 보면 낮은 수준이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한국 CDS 프리미엄은 최고 699bp까지 치솟았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강연에서 “CDS 프리미엄 등은 아직 낮은 수준으로 달러 조달 여건의 악화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통화에서 “무역수지 적자에 따른 외환시장 불안 등 때문에 CDS 프리미엄도 연동해서 올라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지금을 시스템 리스크 정도로 볼 환경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낮은 수준이라고 안심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무역수지 적자가 300억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경상수지마저 8월에 적자로 돌아섰고, 내수경기를 이끄는 부동산 경기도 하락 추세가 완연하다. 영국발 금융불안 및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 악재도 여전하다. 수출의존도가 큰 한국경제로서는 CDS 프리미엄 상승을 예사로 볼 수 없는 대목이라는 지적이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위기가 본격화됐을 때보다 낮은 건 사실이지만 상당히 높아지고 있는 것도 맞다”며 “면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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