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화재 원인조사에 주목
결과 따라 신뢰 타격 우려도
카카오 서비스 ‘먹통’ 사태를 일으킨 경기 성남 SK C&C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와 관련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원인 조사에 주목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화재는 지난 15일 SK C&C 판교 데이터센터 A동 지하 3층 전기실에서 시작됐다.
현장에 설치된 CCTV에는 전기실 내 배터리 랙(선반) 상단에서 스파크가 일어난 뒤 화재가 발생하는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는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는 안정적 운영을 위해 무정전전원장치(UPS)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하는데, 이번 화재의 경우 UPS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한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은 조사 중이다. 배터리 자체 결함으로 화재가 발생했을 수도 있고, 배선이나 연결장치 등 다른 전기장치에서 발생한 단락(합선)이으로 비정상적 과전류가 배터리에 흘러들어가 화재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있다.
해당 배터리인 리튬이온배터리는 에너지밀도가 높다는 장점이 있지만 화재 위험성은 높은 편이다. 배터리 내 분리막이 깨지면 음극과 양극이 섞이면서 열 폭주가 일어난다.
다만 UPS용 배터리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UPS는 예비용으로 사용되기 때문에 충·방전을 반복하는 ESS나 전기차 배터리와 달리 충·방전을 자주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화재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 공방이 장기화할 경우 배터리를 제작한 SK온뿐만 아니라 한국 배터리 업계의 신뢰도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는 각각 2018년과 2019년에 이번과 비슷한 ESS 화재 논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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