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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 배송’ 물류 노하우 8년째 담금질한 쿠팡 첫 해외 이식 [일상톡톡 플러스]

입력 : 2022-10-27 07:00:00 수정 : 2022-10-27 13: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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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못 벌어도 하나만 집중한 유기적 성장
“본업 벗어나는 문어발식 인수합병 없다”

온라인 플랫폼 ‘문어발 확장’ 등 최근 카카오 먹통 사태 이후, 쿠팡이 대만에 로켓직구와 로켓직구 추진을 선언해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T택시) 등 국내 내수시장을 잠식하는 독과점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비판받는 상황에서, 동일하게 커머스 사업을 하지만 쿠팡이 해외 진출로 온라인 플랫폼들에게 위기를 돌파하는 ‘일종의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만 진출을 공식화한 쿠팡의 지난 12년 비즈니스 전략과 비교해 유사한 이커머스 사업을 하는 카카오·네이버가 대비되는 상황이다.

 

여준상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쿠팡의 대만 진출은 기존의 공산품이나 콘텐츠 수출을 넘어 한국에서 탄생해 성공한 로켓배송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수출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카카오 등 국내 대형 IT테크 기업들이 내수시장 공략에 집중하며 정체되어 있을 때 쿠팡은 현상유지에 머무르지 새로운 분야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만 진출의 가장 큰 의미는 쿠팡이 한국에서 성공을 거둔 핵심역량인 로켓배송 물류망을 대만에 이식, 해외 이커머스 기업들과 본격적으로 경쟁에 나서겠다는 점이다. 핵심 역량은 경쟁기업이 모방할 수 없는 기업 고유의 경쟁력이며 이를 통해 장기적 성장이 가능하다.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하며 대전과 울산, 수도권 등에 로켓배송 물류센터를 짓기 시작한 쿠팡은 지난해 상장 시점부터 전국 30여개 지역에 100개가 넘는 물류센터(신선센터·배송캠프 포함)를 건립했다. 인구의 70%가 물류센터에서 10km 내 거주하는 전국 단위의 ‘쿠세권’을 만든 것.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도서산간 등 전국 어느 지역에서도 주문 다음날 물건을 받는 새로운 유통판을 구축했다. 그동안 수조원 이상을 국내 물류망에 투자했으며, 상장 이후에도 2조원 가까운 자금을 광주·대구·창원 등 비수도권 지역 확충에 쓰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선 “망할 것이다”라는 모델이었지만, 이제는 글로벌 진출을 하게 된 것이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쿠팡은 아직 국내 이커머스 시장점유율 20%, 소매시장에선 7.8%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수년 뒤면 시장이 포화 상태를 맞을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쿠팡은 상대적으로 빠르게 해외 진출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4300만명이 쓰는 이른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여전히 국내 검색시장 60% 이상을 차지하는 네이버 검색서비스 ‘초록창’ 등에 견주면 괄목할 만한 성과다.

 

아직까지 국내 이커머스 업체가 쿠팡처럼 해외에 물류망을 설치하며 진출한 사례는 쿠팡이 사실상 최초인 것으로 전해진다.

 

동일한 온라인 쇼핑이지만 쿠팡은 직접 제품을 직매입해 물류센터에 보관하고, 배송기사(쿠팡친구)를 직고용하며, AI 기반으로 주문과 출고물량을 예측해 로켓 또는 새벽배송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주요 포털 쇼핑 채널은 직접 물건을 매입하지 않은 오픈마켓 모델로, 택배배송업체 등 외부 파트너와 협업으로 커머스를 진행하고 있다. 대대적인 투자로 '주문→집하→출고→배송'으로 이어지는 일사분란한 커머스의 핵심역량을 내재화한 게 없다고 볼 수 있다.

 

핵심역량에 집중한 쿠팡은 창립 12주년이 된 현재까지 계열사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 쿠팡 로지스틱스, CPLB(쿠팡 PB자회사) 등 로켓배송 중심의 쿠팡의 이커머스 비즈니스를 위한 것이며 9개 사업부로 운영하는 쿠팡플레이 서비스 역시 쿠팡 유료 회원(와우 멤버십)을 위해 운영하고 있다.

 

더욱이 쿠팡은 특별한 인수합병을 통해 갑자기 몸집을 불린 적이 없다. 쿠팡의 계열사 수는 2013년 카카오의 계열사 수(16개)보다 적다. 카카오는 택시부터 미용실, 게임, 웹툰 등 국내 다양한 산업군에 진출했지만 그에 따른 논란도 적지 않았다.

 

네이버는 최근 패션 커머스업체 포시마크를 16억달러(한화 약 2조3000억원)에 인수했다. 물론 중장기적으로 유망한 인수합병이란 의견도 있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인수가로 인해 주가하락 요인으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연구원장은 “여러 신사업 계열사를 늘리고 쪼개 단기적인 이익에 치중하며 불안정성을 키운 카카오와 달리, 쿠팡은 내재화한 핵심역량을 바탕으로 국내 유통업계에 ‘파괴적 혁신’으로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것은 지속가능성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쿠팡은 “이번 로켓직구와 로켓배송 런칭 등을 통해 국내 중소상공인들의 해외 판로를 열었다”고 했다. 수백만개 제품 가운데 중소기업 제품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쿠팡은 지금까지 수년간 동반성장한 중소기업들과 같이 해외에 진출, 다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첫걸음을 뗐다는 의미에서 앞으로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이번 대만 진출이 2~3년 안에 가시적인 성과를 거둘 경우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며 글로벌 경영을 꿈꿔왔던 쿠팡이 로켓배송의 글로벌 무대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다는 평가다. 

 

유 원장은 “상장 이후 인플레이션 등 대외 경기 침체로 시가총액이 빠졌지만 쿠팡의 전매특허인 로켓배송으로 대만에서 자리를 잡을 경우 회복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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