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의 ‘돌아온 룰라’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7일부터 이집트에서 열리는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에 취임하기도 전에 글로벌 환경 무대에 ‘브라질의 컴백’을 알리는 셈이다. 룰라 당선인에게 패한 자이르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은 지난해 총회(COP26)에 불참했다.
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룰라 당선인이 속한 노동당 대표의 말을 토대로 이 같이 전했다. 글레이지 호프만 노동당 대표는 “룰라 당선인은 ‘아마존 주지사 컨소시엄’을 조율하는 왈데즈 고에스 아마파 주지사로부터 행사 참석 요청을 받았다”며 “당선인은 참석할 것이다. 다만, 날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압둘 파타흐 알시시 이집트 대통령도 당선 축하 메시지를 전하며 룰라를 초대한 바 있다.
COP은 세계 정상들이 기후변화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한 차례씩 만나는 자리다. 올해로 27번째를 맞은 COP27은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6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룰라 선거 캠프 관계자는 그가 총회 2주차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고,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임기가 내년 1월1일부터 시작되는 관계로 브라질 정부 대표단 자격으로 참석하는 것은 아니다.
룰라의 COP27 참석 여부가 관심을 모으는 건 보우소나루 대통령 이후 급속히 진행된 아마존 파괴 영향이 크다. 보우소나루 집권 첫 해인 2019년에만 우리나라 경기도 크기에 버금가는 9762㎢가 훼손됐다. 전년 대비 30%가 증가했다. 그의 집권 4년 동안 열대우림 훼손은 50% 늘었고, 엄청난 파괴 탓에 브라질 아마존은 이산화탄소 흡수량보다 배출량이 많다는 연구 결과도 나온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COP26에 참석하지 않았고, 올해도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룰라의 COP27 참석은 아마존 파괴를 막고 기후 대응을 우선 순위에 놓겠다는 상징성을 띤다.
이자벨라 테이세이라 전 브라질 환경부장관은 “룰라는 브라질이 돌아왔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브라질이 다자주의를 강화하는 중요한 역할로 돌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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