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있었던 도널트 트럼프의 일화 소환도…설전에 CNN 기자 출입정지 시켰던 백악관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 반복을 이유로 MBC 출입기자들의 윤석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제한한 대통령실 방침에, 국내 주요 언론단체들이 10일 긴급 성명을 내면서 CNN과 충돌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일화를 끄집어냈다.
전국언론노동조합·방송기자연합회·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인기술연합회·한국여성기자협회·한국영상기자협회·한국PD연합회가 이날 낸 성명에는 ‘윤석열 정부가 언론자유에 대한 몰지각한 인식 수준을 드러낸다’고 적혔다.
단체는 “윤석열 정부의 폭거는 비판 언론을 ‘가짜뉴스’로 매도하며 CNN 기자의 백악관 출입증까지 박탈했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복사판”이라고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을 겨냥하며 이들 단체가 소환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야기는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중간선거가 있었던 그해 11월7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향후 국정 운영에 관한 입장을 밝히고 질의응답 도중 기자들과 날 선 공방을 벌이며 충돌했다.
발언권을 얻은 CNN의 백악관 수석 출입기자 짐 아코스타가 선거운동 기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군대를 배치해 중미 이민자 행렬을 막으려 했다고 지적하면서다.
이민자의 ‘악마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아코스타의 질문에 트럼프는 “아니다”라며 “입국하길 원하지만, 합법적으로 입국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민자를 향해 ‘침략(invasion)’이라는 표현을 트럼프가 썼던 점을 언급한 아코스타의 거듭된 지적에, 트럼프는 “나라를 운영하게 해달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고 급기야 아코스타가 러시아 스캔들까지 거론하려 하자 “그걸로 충분하다”며 “자리에 앉아라. 마이크를 내려놓으라”고 언성을 높였다.
회견장에서는 소란이 일었고 나중에 트럼프는 “당신은 무례한, 끔찍한 사람”이라고 아코스타를 비판하면서 “당신은 CNN에서 일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미국 주류 언론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트럼프는 ‘가짜뉴스를 보도하면 국민의 적이 된다’는 말로 거듭 아코스타를 공격했다.
급기야 백악관은 기자회견이 끝난 당일 아코스타의 백악관 출입을 정지시켰다.
CNN은 자사 기자의 출입을 정지한 데 대해 트럼프와 당시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세라 허커비 샌더스 대변인 등을 대상으로 이들이 언론자유를 보장한 미 수정헌법 제1조를 위반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소송 제기 사흘 후 백악관의 출입 정치 조처가 부당하다며 해당 처분을 즉시 해제하도록 명령했고, 백악관은 이에 임시로 아코스타의 출입증을 복원했다.
트럼프와 아코스타의 정면 충돌로 촉발된 소송전은 백악관 기자회견 소동 약 2주 만에 일단락됐다.
백악관은 아코스타에게 내렸던 출입정지 조치를 풀어 이전대로 출입을 허용하기로 했고, CNN도 “결과적으로 우리의 소송은 더는 필요하지 않다”며 “우리는 백악관을 계속해서 취재하게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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