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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 승리에 고무된 바이든… "시진핑 압박에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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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1-13 15:40:00 수정 : 2022-11-13 15: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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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50석 대 공화 49석… 여대야소 굳어져
공화당에 하원 내줘도 상원 계속 통제 가능
취임 후 첫 미·중 대면 정상회담에 '자신감'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캄보디아 프놈펜을 방문 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뜻밖의 낭보를 접하고 활짝 웃었다. 최근 치러진 미 연방의회 중간선거 개표가 아직 진행 중인 가운데 여당인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계속 유지하게 된 것이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대면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 승리 덕분에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 내 입지가 더욱 강화되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미국 취재진과 만나 대화하던 중 민주당의 상원 승리를 언급하며 환한 표정을 지어보이고 있다. 프놈펜=AP연합뉴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현지시간 13일, 미국시간으로는 12일 취재진과 만난 바이든 대통령은 상원의원 선거 개표 결과를 언급하며 “확실히 내 손에 강한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틀 뒤인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강한 자신감을 표명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올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참석을 일찌감치 확정지었고, 최근 개최국인 인도네시아에서 따로 양자회담을 갖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간 미국 국내에선 중간선거 직후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만나는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일었다. 선거 결과 집권 민주당이 야당인 공화당에 패할 가능성이 큰데, 중국측에서 곧 레임덕(임기 말 권력누수)에 빠질 바이든 대통령을 제대로 된 협상 상대로 인정하겠느냐는 것이다. 시 주석이 강경한 태도로 일관하며 미국측에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아 회담이 아무런 성과 없이 끝날 것이란 관측이 우세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이 인도네시아 G20 회의 참석에 앞서 아세안 국가들과의 접촉을 위해 캄보디아에 머무는 동안 예상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됐다. 먼저 애리조나주(州)를 대표할 상원의원 선거에서 민주당 소속의 마크 켈리 현 의원이 공화당 블레이크 매스터스 후보를 누르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이어 네바다주도 민주당 소속 캐서린 코테즈 매스토 현 의원이 초박빙 승부 끝에 공화당 애덤 랙설트 후보를 꺾고 의원직을 유지하게 됐다. 이로써 100석의 상원 의석 중 현재까지 민주당이 50석, 공화당이 49석을 확보했다. 남은 1석이 공화당 수중에 들어가도 50 대 50 동률인데, 캐스팅보트를 쥔 상원의장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인 만큼 사실상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굳힌 것이다.

 

선거 결과에 대한 평가를 묻는 기자들 앞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연신 싱글벙글 웃으며 “우리 후보들이 자질이 워낙 뛰어났다”고 말했다. 하원 다수당을 공화당에 내주더라도 상원을 민주당이 지키고 있으면 레임덕 운운할 수 없게 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석 수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말로 아직 당선자가 정해지지 않은 상원의 1석마저 민주당이 차지했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

2013년 당시 미국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 현 대통령(왼쪽)이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인사를 나누는 모습. 세계일보 자료사진

바이든 대통령은 무엇보다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런 결과가 나온 것에 잔뜩 고무된 표정이다. 시 주석이 감히 자신을 함부로 대할 수 없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는 “나는 시시 주석을, 시 주석은 나를 각각 잘 알고 있다”며 “우리 사이엔 오해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 주석의 ‘레드라인’(Red Line: 핵심 국익)이 뭔지 알아내기만 하면 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을 상대로 솔직하고 겸허한 자세로 회담에 임할 것을 촉구하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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