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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中, 北 제어 확신 어려워”… G2, 北核 갈등 지속 전망 [美·中 정상회담 이후]

입력 : 2022-11-15 18:47:07 수정 : 2022-11-15 18:4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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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北 미사일 등 해결 합의 불발

바이든 “中 능력 있는지도 판단 어렵다”
시진핑, 대북 영향력 행사 약속 안 한 듯
中, 회담 발표문에도 北 언급 전혀 없어

수미 테리 “中, 어떤 역할도 기대 어려워”
클링너 “北 7차 핵실험 막을 방법은 없어”

美, 군사력 강화로 北·中 압박 높여갈 듯
전문가 “한반도 사드 추가 배치 가능성”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첫 번째 대면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한 합의가 사실상 불발되면서 북한을 둘러싼 미·중 간 긴장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은 14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과 관련해 어떤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우선, 중국이 북한을 제어할 수 있다고 확신하기 어렵다”고 운을 뗐다.

심각한 바이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5일 인도네시아 발리 누사두아에서 열린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다른 정상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누사두아=AP연합뉴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에 대한 중국의 역할에 대해 “중국이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북한의 위협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지만 시 주석이 대북 영향력 행사를 약속하지 않은 것을 시사한 발언으로 보인다.

실제 정상회담 뒤 바이든 대통령의 기자회견과 백악관의 결과 자료에서 북핵 및 북한의 위협 등이 수차례 언급된 것과 달리, 중국 측 회담 결과 발표문에는 북핵, 북한, 한반도 등의 단어가 일절 언급되지 않았다.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에서의 북한 관련 논의가 기존의 입장에서 변화가 없었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 역시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는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미국 중앙정보국(CIA) 북한 분석관을 지낸 수미 테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북한의 위협에 대한 중국의 역할과 관련해 “중국이 어떤 종류의 긍정적인 역할도 할 것으로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테리 국장은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 문제를 두고 중국이 조금 더 행동하길 바라면서 압박을 가할 수는 있지만 실제 중국이 대북 지원 중단 등의 행동에 나서는 등의 변화는 불가능하다”면서 “북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 의존하는 것은 현재로서는 실용적이지 않다”고 단언했다.

미국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도 기자에게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의 확답이 없었다는 질문에 “중국의 역할은 (미국에) 방해자(obstructionist)이며 북한을 위해 행동할 것”이라며 “북한의 위협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들이 역할을 할 가능성은 작다”고 진단했다.

수미 테리(왼쪽), 브루스 클링너

클링너 연구원은 북한의 7차 핵실험을 막을 방법은 없다고 설명하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제재 조치를 취하려고 시도하겠지만, 그것은 아마도 차단될 것”이라며 “우리는 한반도에 전략자산의 순환배치 빈도를 늘리고, 더 많은 한·미·일 군사훈련을 하고, 북한을 제재할 수 있는 새로운 리스트를 만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북한에 대한 입장 변화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만큼 미국이 북한과 중국 압박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더는 관여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려는 시도는 그들의 의무라는 점을 확실히했다”면서 “이는 또한 우리 입장에서 추가적인 방위 행위를 취하는 것을 의미할 수 있지만, 이것은 중국에 대한 것이 아니며 북한에 보내는 분명한 메시지라는 것도 전했다”고 설명했다.

추가적인 방어 행위는 앞서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이 계속 이런 길을 걸으면 지역에 미국의 군사 및 안보 존재(military and security presence)를 더 강화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는 점을 (시 주석에게) 전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들어 있다. 북한의 위협에 대응해 북한과 중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높이겠다는 의미다.

조 바이든(왼쪽 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오른쪽 가운데)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데니스 와일더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미국의 추가적인 방위 행위를 “한반도에 사드를 추가 배치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조정관도 “북한이 핵·미사일 역량 개발을 지속하면 미국은 중국이 원하지 않는 사드 추가 배치 등을 통해 미사일방어(MD)를 강화할 수 있다고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원장 역시 통화에서 “(중국 태도는) 한·미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고 중국 책임론을 묻는 방식 중 하나가 사드 배치”라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민간 위성사진업체 플래닛랩스의 북한 관련 위성 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북 철산 동창리 위성발사장의 기존 엔진 시험대에서 동남쪽 약 200m 지점에 새 건축물이 지어지는 동향이 나타났다고 14일 보도했다. 데이비드 슈멀러 제임스마틴 핵확산금지센터 선임연구원은 이 건축물이 “관측 시설일 수 있고, 개선된 새로운 엔진 시험대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홍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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