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집권 이후 미사일 집중 개량
회피 기동에 섞어 쏘기 등 전략 다변화
주한미군, 지상·해상 레이더 대응 한계
우주공간서 감시 땐 원점 타격 등 용이
美, 핵 탑재 B-2 스텔스기로 무력 시위
北 도발 수위 높이자 고강도 대북 경고
미국이 주한미군에 우주군구성군사령부(component command)를 만드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미국의 억제력이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주군구성군사령부가 가동되면 주한미군이 북한이 쏜 탄도미사일이 대기권 밖으로 날아가 비행하는 과정을 면밀히 추적하고, 핵·미사일 동향을 파악하면서 관련 정보의 공유 활성화 및 유사시 타격 효율성 향상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미사일 파괴 정확도 향상 효과
주한미군은 미국의 해외 주둔 부대 중에서 미사일 위협이 가장 큰 조직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이후 탄도미사일 기술 수준을 대폭 끌어올렸다. KN-23 단거리탄도미사일(SRBM)은 미사일 하강 단계에서 상승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지상의 요격 시도를 회피하는 풀업(Pull-up) 기동 능력을 갖췄다. 지상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하는 능력도 예전의 스커드 미사일보다 훨씬 높아졌으며, 고체연료를 사용해 발사 준비 시간도 단축했다.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연속으로 발사해 탐지를 교란하는 ‘섞어쏘기’도 하고 있다. 전술핵운용능력을 강조하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가능성도 우려된다. 주한미군과 본토의 안전을 위해서는 북한 미사일 발사 동향을 매우 빠르고 정확하게 포착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지구 곡률에 따른 레이더 탐지 범위를 고려하면, 지상·해상 레이더 등으로는 대응에 한계가 있다. 정찰위성을 포함한 우주 감시 전력을 중심으로 지상·해상 감시 체계를 통합해 실시간으로 정보를 융합·공유해야 북한이 미사일을 쏘기 전부터 하강에 이르는 전 단계를 면밀히 추적할 수 있다. 이 같은 추적·감시 정보는 유사시 북한 미사일을 요격하고, 미사일 발사 원점을 타격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주한미군에 설치될 우주군구성군사령부는 미국 우주군, 인도태평양 우주군구성군사령부와 지휘통제(C4I) 체계로 연결되어 북한 핵·미사일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B-2 무력시위 공개하며 대북 경고
미국은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B-2 스텔스 전략폭격기를 동원해 무력시위에 나섰다. 27일 B-2를 운용하는 미국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 제509폭격비행단 페이스북에는 B-2 8대가 ‘엘리펀트 워크(Elephant Walk)’로 불리는 최대 무장 동시 출격 훈련을 하는 장면이 공개됐다. 제509폭격비행단은 B-52H, B-1B와 함께 미국의 3대 폭격기로 꼽히는 B-2 19대를 운용한다. 조종사 2명이 탑승하는 B-2는 재급유 없이 최대 1만2000㎞를 비행한다. B61·B83 핵폭탄 16발과 공중발사 순항미사일, 2.4∼3m 두께의 콘크리트를 관통하는 합동정밀직격탄(JDAM), 60여m 두께의 철근 콘크리트를 뚫는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등을 운용한다. 북한의 제3차 핵실험 직후인 2013년 3월 B-2 2대가 화이트맨 기지에서 출발해 공중급유를 받으며 1만500㎞를 비행, 군산 앞바다 직도 사격장에 날아와 폭격 훈련을 한 바 있다.
미국이 B-2 폭격기 훈련을 공개한 것은 최근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7형을 발사하는 등 도발 수위를 높이는 상황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다. 미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김 위원장이 미국과 같은 수준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 것”이라며 “B-2는 북한이 인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목표물에 접근해 파괴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은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맞서 오하이오급 유도미사일 핵추진잠수함 미시간함의 위치를 드러내고, 일본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에서 F-22A 등 30여대의 군용기가 대열을 형성해 훈련하는 모습을 선보이는 등 전략자산의 훈련 모습을 연이어 공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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