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보유세, 양도세 부담 때문에 집을 팔려던 다주택자들이 최근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 정책에 매물을 회수하고 있다.
최근 계속되는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팔리지도 않지만 규제완화가 예고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낮은 금액에 매도하진 않겠다는 것이다.
25일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 건수는 총 5만1093건으로 한 달 전 5만4927건에 비해 7.0% 감소하며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안전진단 규제 완화 혜택이 기대되는 양천구는 한 달 전 2523건에서 현재 2333건으로 7.6% 감소했다.
같은 토지거래허가구역이지만 송파구 잠실동은 소폭의 상승 거래도 나오고 있다. 최근 하락폭이 크다보니 일부에서 ‘바닥’ 인식에 매수 문의가 증가하고, 일부 집주인들은 매물을 회수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한 예로 엘스 전용 84.8㎡는 이달 1일 19억4500만원에서 7일 20억4000만원, 10일에는 21억3000만원에 팔리며 상승 흐름을 보인다.
전용 84.88㎡도 이달 5일 20억2000만원에 거래된 뒤 6일에는 이보다 높은 21억원에 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거래량이 소폭 증가하기도 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5일 현재 720건(계약 기준)으로 여전히 동월 대비 역대 최저지만 10월(559건)보다는 조금 늘었다. 올해 7월(640건) 이후 월별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이번 정부 세제개편안의 최대 수혜자는 조정대상지역내 2주택 보유자다.
정부가 내년부터 2주택자에 대해 종부세 중과세율(1.2∼6.0%)을 대신 일반세율(0.5∼2.7%)을 적용하기로 한 데다 2주택 이상자의 기본공제도 종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올라가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내년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2020년 수준으로 낮추고, 집값 하락분까지 더해져 내년 공시가격은 올해보다 크게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다만 내년에도 금리 인상기조가 이어지고,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당장 집값 상승이나 거래 증가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직방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정부의 잇단 규제 완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시장 불안, 금리 인상, 고물가 등 악재들이 여전히 산재해있다”며 “2주택자들이 매도를 보류할 순 있지만 매수세가 당장 유입되기에는 시장 불안요인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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