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마주 묶이며 최고 269% 폭등
빙하기 IPO시장, AI기업은 예외
1월 말 상장 오브젠 첫날 ‘따상’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전문가 수준의 문장력을 구사하는 데다 세계 최대 검색포털 구글까지 대화형 AI 경쟁에 참전하면서 국내 투자자들은 관련주에 미래를 걸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5개 종목 중 4개는 챗GPT 관련주였다. 상승률 1위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코난테크놀로지로 2만8250원이었던 주가는 10만4200원으로 269% 급등했다. 코난테크놀로지는 AI 솔루션 기업으로 자체 개발한 AI를 사용해 인간의 언어와 영상 속 의미·의도를 파악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챗GPT 소식에 AI 테마주로 묶이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틀어 가장 많은 매수세를 보였다.
두 번째로 높은 상승률은 보인 종목은 오픈엣지테크놀로지다. 지난달에만 134% 상승률을 기록했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AI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지식재산권(IP)과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AI 반도체를 각 사업에 맞게 특화하는 수요가 많아질 것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았다. 이외에 레인보우로보틱스(127%), 셀바스AI(122%), 알체라(111%)가 급등주 톱5에 올랐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서비스 로봇주로 삼성전자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받으면서 매수가 몰렸고, 셀바스AI와 알체라는 챗GPT 관련주에 묶인 AI 테마주다.
최근 마켓컬리와 케이뱅크가 상장 계획을 철회하며 빙하기가 온 기업공개(IPO) 시장에서도 AI 관련주는 예외였다. AI·데이터 전문기업 오브젠은 지난달 30일 상장 첫날 공모가(1만8000원)의 2배인 3만60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4만6800원 상한가로 거래를 마쳐 ‘따상’(공모가의 2배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을 기록했다. 같은 달 27일 상장한 반도체 유통업체 미래반도체에 이어 올해 두 번째 따상이었다.
지난해 12월 챗GPT 공개와 동시에 미국 법학전문대학원 시험과 의사면허 시험을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외 AI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챗GPT에 난해한 질문을 해본 누리꾼들의 후기가 공유되는가 하면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챗GPT가 풀게 하는 실험이 한 대학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네이버가 한국어 검색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챗봇인 ‘서치GPT’ 공개를 예고했고, 한국투자증권은 AI기반 리서치 서비스 ‘AIR(AI Research)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는 등 국내 기업의 AI 활용 시도도 활발하다.
하지만 국내 AI 종목이 어디까지나 테마주인 만큼 리스크를 항시 염두에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AI 관련 시장이 클 거라고 보고 있지만 주가가 많이 오른 것도 사실이고 테마성 투자라는 한계를 벗어나기 어렵다”며 “AI는 우리나라가 선도하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 중심으로 ETF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