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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열풍에 금융권도 AI 이용 확대 [한강로 경제브리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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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2-17 07:00:00 수정 : 2023-02-16 18:5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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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대화형 인공지능(AI) ‘챗GPT’가 전 세계 열풍을 일으키면서 금융권도 AI를 활용한 투자정보 제공에 나서고 있다. 방대한 투자정보를 AI가 손쉽게 분석하고 정리하면서 기존에 증권가가 다루지 못했던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세계일보는 17일자 지면에서 이같은 ‘챗GPT’의 열풍 소식을 다루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 부서를 전담하는 조사관리관(가칭·1급)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서는 소식도 다루었다. 사무처 산하에 업무 분야별로 조사·정책 부서를 함께 두는 현재의 조직 체계가 바뀌는 건 33년 만이다.

 

◆‘챗GPT’ 열풍에 금융권도 ‘AI’ 이용 투자정보 제공

 

한국투자증권이 AI 기반 리서치 서비스 ‘AIR’(AI Research)를 활용해 지난해 국내주식 종목을 분석한 결과, AIR가 다룬 1173개 종목 중 523개(44.6%)가 국내 증권사가 한 번도 보고서를 발간하지 않은 기업이었다고 16일 밝혔다.

 

AIR는 기업정보와 주요 뉴스를 AI 엔진이 분석해 일간과 주간 보고서 형식으로 고객에 제공한다. 1173개 종목 중 85.1%는 시가총액 1조원 미만 기업으로 종목정보가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형주였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AIR가 다양한 중소형주를 발굴하고 적시·분석해 정보 부재를 해소하고 광범위한 글로벌 시장의 주제나 이슈를 빠르게 제시해 투자 아이디어를 얻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미국 상장사 공시정보를 번역하고 분석하는 방식의 AI 활용도 늘고 있다. KB증권은 미국 상장사의 공시정보 분석과 가상투자 결과 보고서를 동시에 제공하는 KB로보뉴스를 지난 13일 선보였다. KB로보뉴스는 시가총액 상위 기업뿐 아니라 고객이 수집하기 어려운 투자종목을 다룬 정보를 제공한다. 특히 증권업계 최초로 글로벌 투자대가 및 기관투자자의 종목 보유 현황과 움직임, 주요 주주 및 임직원 거래 동향 등 정보를 제공한다.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포털사이트 네이버와 손잡고 AI 기술을 활용해 외신뉴스를 실시간 번역해 제공하는 서비스를 20일 출시한다. 미래에셋증권은 로이터통신과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로부터 뉴스를 제공받아 네이버클라우드 AI 서비스를 활용해 자동으로 기사를 번역·요약하고 주식매매 플랫폼에 무료로 제공한다.

 

한국은행은 AI를 이용한 텍스트 분석기술이 경제 분야에 활용 가치가 높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서범석 한은 거시모형팀 과장은 이날 ‘AI 알고리즘을 이용한 산업 모니터링: 증권사 리포트 텍스트 분석’ 보고서를 통해 증권사 연구원들의 기업 평가 보고서 12만8000건을 빅데이터로 구축하고, 보고서 내 정성적 정보를 자연어처리 기법을 이용해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서 과장은 “증권사 리포트 텍스트 분석을 통해 연구원들이 평가하는 기업 업황을 산업별로 추정한 결과, 새롭게 제시한 ‘텍스트 업황 지수’는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 지표를 예측하는 데 매우 유용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국내에는 아직 챗GPT와 같이 고성능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 사례는 거의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현겸 KB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국내에서 AI를 활용하는 많은 기업은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에 AI를 적용하고 있다”며 “금융권이나 공공기관의 챗봇에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고 제조업의 경우 비전검사 영역에서 일부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는데 아직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AI가 일시적 유행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암호화폐, 마리화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명확한 트렌드로 자리를 못 잡은 테마는 결국 실망감의 벽 앞에서 무너지기 마련”이라며 “AI는 하나의 트렌드가 될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급격한 관심 증가로 급등세를 보인 중소형 AI 관련주 기업들에 대해서는 투자 관점에서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공정위, 33년만에 조직 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법집행 시스템 개선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16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 사무처 산하 9개국을 조사와 정책 부서로 분리하는 방안을 담은 직제 및 사건절차규칙 개정안 등이 시행된다. 공정위는 부서 내 조사와 정책 기능이 뒤섞여 있어 업무 전문성·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1급 직위를 신설하는 대신 국장과 과장 각 한 자리를 줄일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사건 처리의 절차적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그간 조사 범위가 불명확하고, 의견개진 기회가 충분히 보장되지 않은 채 심의가 종결된다는 비판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우선 조사공문에 법위반 혐의와 관련해 거래 분야·유형, 조사대상 기간이 구체적으로 적시된다. 아울러 기초사실과 쟁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심사보고서(검찰의 공소장 격) 발송 전 조사 단계에서 피조사기업과 사건관리자(국과장) 간 공식적인 대면회의 절차인 ‘예비의견청취절차’가 새롭게 도입된다. 또 조사공문에 기재된 조사 범위를 넘어서 자료가 수집된 경우 별도의 심사위원회를 통해 피조사기업이 자료를 반환받거나 폐기할 수 있는 절차도 신설하기로 했다.

 

장기사건을 특별관리하는 한편 당사자 간 분쟁 성격이 강한 민사분쟁 사건의 경우 기업 준법활동 강화 등 대체적 분쟁해결 수단을 활성화해 조기 해결을 유도하는 등 사건 유형별로 처리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일각에서는 공정위 인력 규모가 그대로인 상황에서 절차적 권리가 대폭 강화되면 오히려 사건 처리가 늦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조사 역량 강화, 조직 개편 등을 통해 효율성을 제고해 사건 처리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 조홍선 공정위 사무처장은 “조직 개편과 내부 통제 강화를 통해 가능한 한 13개월 이내로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도형 기자 scop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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