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출생아 수 24만9000명…2012년 48만명서 10년새 절반 수준 ‘뚝’
통계청 “올해 합계 출산율 0.73명 근접” 전망…서울은 0.59명으로 전국서 가장 낮아
지난해 우리나라 출생아 수가 불과 10년 만에 반토막 나며 처음으로 25만명을 넘기지 못했다. 합계 출산율은 0.8명(0.78명)을 지켜내지 못했고,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는 5명(4.9명)이 채 되지 않았다.
인구재앙을 알리는 전례 없는 수치들을 양산한 가운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결혼도 줄고, 어머니들의 평균 출산 연령은 더 늦어지면서 저출산 늪에서 벗어나기 힘들어 보인다.
2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2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전년(26만6000명)보다 4.4%(1만1500명) 줄어든 24만9000명으로 집계됐다.
2015년 이후 7년 연속 출생아 수가 줄었다. 최근 10년 동안 2015년(0.7%)을 제외하고 매년 감소 추세를 보인 것이다. 2012년 48만명을 넘던 출생아 수는 감소세를 지속한 가운데 10년 만에 절반 가까이 줄었다.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 출산율은 1년 사이 0.03명이 줄어든 0.78명이다. 2018년 처음으로 1명(0.98명) 밑으로 떨어진 뒤 4년 만에 0.2명이 더 줄어든 셈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조출생률은 4.9명으로 전년보다 0.2명 줄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임영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출생아수 조출생아수, 합계출산율 모두 (통계 작성을 시작한) 1970년 이후 최저”라고 설명했다.
전국에서 세종(1.12명)이 유일하게 합계 출산율 1명을 넘겼지만 두 자릿수 감소율을 보여 1명을 지켜내기 힘들어 보인다. 서울은 0.59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았고, 부산(0.72명), 인천(0.75명), 대구(0.76명) 등 광역 대도시 출산율이 평균에 못 미쳤다.
한국의 저출산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도 매우 심각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 회원국 중 합계 출산율이 1명을 밑도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2020년 기준으로 OECD 평균(1.59명)의 절반 수준이다. 한국 다음으로 출산율이 저조한 이탈리아도 1명(1.24명)은 훌쩍 넘는다.
아이를 낳는 여성의 나이는 갈수록 늘어 지난해 출산한 엄마의 연령은 33.5세로 전년보다 0.2세 상승했다. OECD 평균인 29.3세보다 4살 넘게 출산이 늦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갈수록 아이를 늦게 낳게 되면서 첫째아 평균 출산연령은 33.0세, 둘째아는 34.2세, 셋째아는 35.6세로 전년보다 높아졌다. 첫째아로 태어난 출생아 수는 전년보다 8000명 늘어난 반면, 둘째아(1만5000명)와 셋째아(4000명)은 모두 줄었다.
엄마 연령별 출생아 수는 40~44세를 제외하고, 전 연령층에서 감소했다. 20대 후반(25~29세) 산모의 출생아 수는 6100명 줄었고, 30대 후반(35~39세) 산모 출생아 수도 3600명 감소했다.
통계적으로 35세 이상은 고령 산모로 집계한다. 이를 기준으로 고령 산모 비중이 35.7%로 역대 가장 높게 나타났다. 2012년 이 비중이 18.7%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두 배나 증가함 셈이다. 지속적인 출산율 저하와 출산 연령 증가 등의 영향으로 합계 출산율은 더 줄어 저출산 해소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임영일 과장은 “혼인 연령과 첫째아 출산 연령이 증가 추세에 있다 보니 자녀를 낳을 수 있는 기간이 줄어 출생아 수 감소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장래인구추계에서 2023년 합계 출산률을 0.73명으로 추계 전망했는데 전망치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