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고금리에 안전·절약 추구
명품·스몰 럭셔리 소비 지속될 듯
올해 경기 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는 가운데 금융소비자들 사이에서 안전 및 절약을 추구하는 재무관리 태도가 확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작지만 확실한 추가 수익 확보 등 ‘티끌 모으기’ 금융활동도 이어질 전망이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2일 발표한 ‘2023년 금융소비 트렌드와 금융기회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가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가계 재정 전망에 대해 물은 결과, 올해가 지난해보다 악화할 것이라는 응답은 43%로 개선 전망(12%)보다 3배 이상 높았다.
연구소는 성장 부진(실질소득 감소)·고물가·고금리라는 ‘삼중고’에 대응해 보수적으로 자산을 운용하는 ‘디펜스 재테크’ 움직임이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고위험·고수익형 상품보다 채권 등 안정형 상품으로 여유자금이 이동하고, 자산 방어의 연장선에서 연금 등 장기 자산관리에 대한 인식이 강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적은 돈이라도 알뜰히 관리하려는 수요도 늘면서 소비자들의 ‘소액 재테크’ 선호 역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 설문 결과에 따르면, 올해 재무관리를 위해 소액 재테크 서비스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는 소비자는 71%에 달했다. 재무관리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최우선 실천 전략으로 ‘절약’을 꼽은 소비자는 61%였다.
신상희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소비자가 경기 둔화를 본격적으로 체감하게 되면서 안전지향적 자산관리와 소액 재테크가 확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최근 투자자산시장의 침체가 소비자의 포트폴리오 다각화 원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연구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나 금·미술품 등 현물자산에 투자해본 경험은 소비자가 투자자산을 다각화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금융회사의 투자정보 제공 및 자산관리 서비스 범위는 다양한 대체자산을 포괄하도록 확장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연구소는 올해 소비자의 자기중심적 성향이 더욱 강화되면서 자기계발을 위한 지출과 명품·스몰 럭셔리 소비는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연구소 설문 결과 소비자의 66%는 이미 건강관리·외국어 학습 등 여러 가지 자기계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연구소는 “취향과 ‘경험 가치’가 중시되면서 명품뿐만 아니라 의식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서 소비자의 스몰 력셔리 추구 경향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사회적 가치에 대한 소비자들의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금융거래에서도 친환경·윤리 소비를 지향하는 태도는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이외에도 체험이 가능한 오프라인 매장과 편리한 디지털 서비스 간의 결합을 의미하는 ‘피지털화’(피지컬과 디지털의 합성어)와 ‘일대일 마이크로 맞춤관리’, ‘디지털 결제의 진화’, ‘알파세대(2010년 이후 출생자)의 부상’ 등을 올해 금융소비 트렌드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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