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운동·오래 걷기 등에 ‘통증’ 커져
폐경기 여성 등 50대 발병률 28% 달해
90% 이상 스트레칭·물리치료로 호전
운동량 조금씩 늘리며 충분히 휴식 취해야
발바닥 충격 흡수 위한 신발 깔창 등 도움
갑자기 포근하고 따뜻해진 날씨에 주말·휴일에 야외 활동을 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엔데믹(풍토병화) 이후 처음 맞는 화창한 봄날인 만큼 등산, 여행, 운동 등 그동안 움츠렸던 외부 활동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활동이 많아지는 시기면, 덩달아 늘어나는 질병이 있다. 바로 ‘족저근막염’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족저근막염 환자 수는 2011년 10만6197명에서 2021년 26만5346명으로 2.5배가량 늘어났다. 연령별로는 주로 20∼50대에 있지만 특히 50대가 28% 수준으로 발병률이 가장 높고,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편이다.
족저근막염은 조깅, 달리기 등 ‘과사용’으로 인해 많이 발생하는 만큼 생활 습관 변경 등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마라톤, 등산 등 오래 걷기에 천천히 커지는 ‘통증’
족저근막은 발꿈치뼈 안쪽에서 시작돼 발가락뼈까지 연결된 발바닥의 근육을 싸고 있는 두꺼운 섬유막을 말한다. 이 막은 발바닥 아치를 형성하고 걸을 때 충격을 흡수해 발이 힘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달리기를 할 때 족저근막에 가해지는 힘은 무려 체중의 3배다. 특히 발꿈치가 들릴 때 발꿈치뼈의 부착 부위가 강하게 당겨져 손상될 수 있다. 수년간 마라톤과 축구를 했다면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족저근막염은 이런 반복적인 미세 손상으로 인해 염증이 생겨 발꿈치와 발바닥에 통증이 생기는 질병이다. 족저근막염 환자는 걷기만 해도 발바닥이나 발꿈치 안쪽에 찌릿찌릿한 통증이 생긴다고 호소한다. 특히 아침에 자고 일어나거나, 오랜 시간 앉아 있다가 일어나서 첫발을 디딜 때 통증이 극심한 경우가 많다. 쉬거나 잘 때 수축했던 족저근막이 갑자기 펴지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것이다. 운동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평발의 경우 보행 중 발바닥 안쪽 아치가 낮아져 족저근막에 과도한 긴장이 가해져 족저근막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김유근 부평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중년의 경우 건강 관리를 위해 등산이나 조깅을 하는 분들이 많은데, 이는 족저근막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중년 여성은 폐경기를 맞아 여성호르몬이 감소하면서 발바닥의 지방층이 얇아져 족저근막염 발생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하이힐뿐 아니라 딱딱한 신발과 충격 흡수 안 되는 슬리퍼 등도 바꿔야
다행히 족저근막염은 비교적 치료가 잘되는 편이다. 90% 이상에서 스트레칭,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만으로 회복이 된다. 다만 회복에는 보통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 증세가 없어진 후에도 활동을 천천히 늘려야 재발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운동할 때는 운동량을 갑자기 늘리기보다는 자신의 운동 능력에 맞게 조금씩 늘려야 한다. 또 오래 걸었다 싶을 때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며 냉찜질로 열감을 식혀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칭은 치료의 기본이다. 무릎을 편 상태에서 발목을 발등 쪽으로 서서히 구부리며 발꿈치 안쪽을 마사지하거나, 벽에서 팔 길이만큼 떨어져서 선 채로 손으로 벽을 짚고 한 발을 50㎝ 정도만 뒤로 옮겨 몸을 천천히 앞으로 기울여주는 스트레칭으로 발바닥 근육 강화 운동을 하면 도움이 된다.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체중을 줄이거나, 신발을 바꾸는 것도 도움이 된다. 등산화처럼 바닥이 딱딱한 신발이나 하이힐 등은 족저근막을 손상시키는 주 요인이기 때문이다.
“하이힐이 좋지 않다”는 말에 플랫 슈즈나 슬리퍼로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족저근막에는 좋지 않은 선택이다. 바닥이 너무 얇아 발바닥이 지면에 그대로 닿으면 충격 흡수가 안 돼 오히려 족저근막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일부 환자는 염증이라는 용어 때문에 소염제를 임의로 복용하기도 하는데 족저근막염은 발바닥을 싸고 있는 두꺼운 족저근막이 찢어지는 병이기 때문에 소염제는 초기 통증 완화용일 뿐 근본 치료법은 아니다.
김유근 원장은 “족저근막염은 조기 발견해 (쿠션 역할을 하는) 깔창을 깔거나, 스트레칭, 주사치료 등 적절한 보존적 치료를 하면 대부분 호전된다”며 “증상이 심한 경우 체외충격파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통증 부위에 고에너지 충격파를 가하면 통증이 줄고, 세포에 자극을 주어 손상된 조직의 재생에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