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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변하지 않는 것, 변해야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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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07 00:11:15 수정 : 2023-03-07 00: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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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人事)가 만사(萬事)’. 말 그대로 인사가 모든 일이라는 뜻으로 국어사전의 정의는 알맞은 인재를 알맞은 자리에 써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는 의미다. 같은 일도 어떤 사람이 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달라진다는 말이다. 이처럼 중요한 인사가 성공적으로 구현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원칙은 ‘적재·적소·적시(適材·適所·適時)’ 인사일 것이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 두 가지 문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어느 시대에나 가장 중요한 불변의 인사 원칙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불변의 인사 원칙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인사 제도가 시대 변화에 맞춰 유연하게 바뀌어야 한다. 예컨대 디지털 전환기 도래, 세계적 경제 위기와 같은 급속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이 과거보다 높은 전문성과 문제 해결 역량을 갖춰야 한다. 정보통신(IT) 기술 발전에 따라 국경을 넘어선 ‘인재 전쟁’(The war for talent)도 치열해지는 추세이므로 글로벌 인재 확보를 위한 특단의 전략도 요구된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

한편, 불변의 인사 원칙처럼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공직자가 지녀야 할 사명감과 책임감이다. 대한민국 헌법이 ‘공무원은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고 규정한 것처럼 공무원은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 단순한 직업 안정성보다는 공익을 위해 헌신하고, 때로는 희생할 마음의 준비가 된 유능한 인재가 시대를 막론하고 공직에 필요한 이유다.

변하지 않는 것과 변해야 하는 것, 언뜻 보기에 양립하기 어려울 것 같지만 함께일 때 의미가 있는 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인사혁신처는 올 한 해 인사 혁신의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먼저, 공직 내 유연한 인사 제도와 파격적인 성과주의를 확립하려 한다. 장기성과가산금과 속진임용제(Fast Track)로 고성과자에게는 보수·승진 등에서 확실한 인센티브를 부여할 것이다. 과학·기술 분야 등 전문 인재가 필요한 분야에 국내외 우수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작년에 이어 ‘제2차 부처 인사자율성 제고’ 계획을 수립함으로써 각 부처 장관의 효율적 인사 운영도 적극 지원하고자 한다. 한편, 공무원이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원격 근무를 확대하고, 대인 관계 기법 교육 등을 통해 수평적이고 창의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도록 공직 문화 혁신도 추진할 예정이다.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말아야 할 공직자의 마음가짐을 위해 사명감을 가진 인재의 공직 진출 여건도 넓히고자 한다. 이를 위해 탁월한 전문성을 토대로 헌신과 열정을 다하는 공무원 인재상을 정립하고, 그에 맞춰 채용·교육·평가·승진·보상이 이뤄지는 체계적인 인재 경영 시스템을 확립할 예정이다. 국가와 국민에 헌신한 공무원의 공무상 재해는 확실하게 보호·보상하고, 심리안정휴가 신설 등으로 현장 공무원의 마음 건강도 세심하게 살필 것이다.

명나라의 잠언집 ‘채근담’에는 고요한 가운데 움직임을 의미하는 ‘정중동’(靜中動)이란 말이 있다.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국민의 목소리에 유연하게 대응하는 마음 자세, 그것이 공직자가 걸어가야 할 길이 아닐까. 올해 인사혁신처는 정중동의 마음으로 국민의 어려움을 내 가족의 일처럼 여기고 적극적으로 해결하는 공직 문화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김승호 인사혁신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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