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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중국 화난시장 너구리가 숙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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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3-03-19 14:12:05 수정 : 2023-03-19 14: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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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연구진, 중국 숨겨왔던 ‘방별 진원’ 우한 시장 유전자 샘플 재분석 결과
中 ‘야생동물 발병’ 반박 위해 인간발 주장… 3년 만에 데이터 공개 후 최근 삭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초기 확산에 중국 시장에서 거래된 너구리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중국은 관련 데이터를 코로나 초기인 3년전 확보했지만 지지난 1월에 뒤늦게 공개한 것으로 드러났다.

 

17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미국, 호주 등의 국제 연구진은 중국 우한(武漢)의 화난(華南) 수산시장 내 동물 우리, 수레, 바닥 등 곳곳에서 2020년 1월∼3월 채취된 유전자 데이터에 대한 재분석을 실시했다. 코로나19가 2019년 12월 세계보건기구(WHO)에 정체불명 폐렴으로 처음 보고됐을때 발병지로 지목된 화난 시장은 어물을 비롯해 박쥐, 천산갑, 뱀, 오리, 지네, 너구리, 토끼 등 각종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팔았다.

사진=EPA연합뉴스

국제 연구진이 분석한 유전자 샘플은 당초 3년 전 수집돼 중국 과학계에서 분석했으나 중국은 올해 1월에야 국제 인플루엔자 정보공유기구(GISAID)에 관련 데이터를 공개했다. 최근에는 이마저도 삭제했다.

 

프랑스의 한 생물학자가 데이터가 완전히 삭제되기 전 이를 우연히 발견했고, 그가 이를 국제 과학자 그룹과 공유하면서 데이터는 재분석을 거치게 됐다.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하자 코로나19에 양성 반응을 보인 유전자 샘플에는 이 시장에서 판매됐던 너구리의 유전자가 상당량 섞여 있어 너구리가 바이러스 숙주일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간 유력한 숙주 동물로 꼽혔던 박쥐나 천산갑이 아닌 너구리가 코로나19 중간숙주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중국 측은 화난 시장에서 발견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동물이 아닌 인간발(發)이라고 주장해왔다. 야생동물을 식용으로 매매하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발병했다는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전염병학자 사라 코비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단순히 인간에 의한 감염이라면 유전자 샘플에 이렇게 많은 동물 DNA, 특히 너구리 DNA가 섞여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직 학술지 등에 공식 게재되지 않았으나 연구진은 세계보건기구(WHO) 등에 사실이 전달됐다. 국제 사회에서는 이전부터 중국이 코로나19 기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은폐하고있다는 의혹이 제기돼왔다. 

 

WHO는 중국이 코로나19와 너구리 등 야생동물 간 연관성에 대해 더 일찍 공표했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 데이터는 3년 전 공유될 수 있었고 공유됐어야만 했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필요한 조사를 수행하며 그 결과를 공유할 것을 계속해서 촉구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재분석 결과가 코로나19의 기원을 완벽하게 밝혀주는 것은 아니라고 CNN은 전했다. 너구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게 맞는다고 해도 너구리가 아닌 다른 동물이 사람에게 이를 옮겼거나 바이러스에 먼저 감염된 사람이 너구리에게 이를 전파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CNN은 밝혔다.


베이징=이귀전 특파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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