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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풀리자 중고가 아파트 거래 뛰었다

입력 : 2023-04-05 22:00:00 수정 : 2023-04-05 18:5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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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이상 매물 거래비중 증가
최대 5억 특례보금자리론에
‘생초자’ LTV 확대 영향 미쳐
빌라 매매시장 역대 최저 위축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로 대출 문턱이 낮아지면서 중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5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2∼3월 서울 아파트 거래 3879건(직거래 제외) 중 6억∼9억원 매물의 비중은 30.7%(1189건)로 집계됐다. 직전 2개월인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거래 1967건 중 6억∼9억원 매물의 비중이 28.8%(567건)였던 것과 비교하면 1.9%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서울 응봉산에서 바라본 압구정동 일대 모습. 연합뉴스

9억∼15억원 아파트 거래도 늘었다. 지난 2∼3월 9억∼15억원 아파트 거래 비중은 28.3%(1098건)로, 직전 2개월(507건)에 비해 2.5%포인트 올랐다.

서울의 중고가 아파트 거래 비중이 늘어난 것은 최근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대출을 확대한 영향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1월 말부터 소득에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연 4%대 금리로 장기간 빌려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신설했다.

올해 들어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해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을 80%까지 높이고 대출 한도를 4억원에서 6억원으로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연초 6∼7%대까지 치솟았던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금리가 최근 3∼4%대로 내려가면서 무주택자의 내 집 마련이나 1주택자의 갈아타기 수요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실수요자들이 시중에 쌓인 급매물을 소화하면서 아파트값 하락폭은 둔화세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넷째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3% 내렸지만, 하락폭은 7주 연속 줄어들었다. 전국 기준으로도 아파트값이 0.19% 내렸지만, 마찬가지로 하락폭은 2월 셋째주부터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KB국민은행 박원갑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대출 문턱이 종전보다는 낮아지고 금리도 내리면서 매수 심리가 종전보다는 다소 회복되는 모습”이라며 “다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과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해 거래량이 크게 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해제의 효과로 아파트 거래가 늘어난 것과 달리 빌라 매매시장은 크게 위축됐다. 지난달 전국 주택 거래 총 7만7490건 중 아파트 거래 비중은 82.5%(6만3909건)로 2006년 부동산원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빌라 거래 비중은 9.1%(7021건)로 역대 가장 낮은 수치로 집계됐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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