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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주식시장에서 코스닥 상승세가 무섭다. 1분기에만 코스닥지수가 25% 급등했다. 지수를 끌어올린 주역은 이차전지 관련주다. 단연 ‘에코프로 삼형제’가 눈에 띈다. 지주사인 에코프로는 지난해 장 마지막 날 10만3000원이던 것이 3월31일 49만8500원으로 383.98% 폭등했다. 다른 ‘이형제’,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에이치엔도 같은 기간 각각 143.76%, 69.13% 뛰었다. 1분기 코스닥 시가총액 상승분에서 3분의 1 이상을 ‘삼형제’가 끌어올렸다. ‘에코’라는 이름이 붙은 엉뚱한 기업 주가를 들썩거리게 할 정도다.

지난 11일 에코프로가 82만원까지 찍으면서 거품 논란이 팽배하다.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주 거품과 2010년대 후반의 바이오주 열풍을 상기시키며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워낙 급등해 분석 자체가 의미 없다고 봐서인지 리포트를 내지 않던 증권가에서 지난 12일 처음으로 ‘매도’ 의견이 제시됐다. 증권사, 기관투자자와 달리 개인투자자 중에는 미래 성장성이 좋아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고 보는 이도 많다.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하이니켈 양극재 제조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지녔고 실적이 뒷받침하고 있어 과거 IT나 바이오 거품과 단순 비교할 수 없다는 게 낙관론의 근거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에코프로 1분기 실적은 지난해 동기에 비해 3배가 넘었다.

에코프로 개미투자자들의 강력한 지지자는 ‘배터리 아저씨’다. 이차전지 소재 기업인 금양의 박순혁 IR담당 이사다. 그는 ‘K배터리 전도사’를 자처하며 각종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배터리 개발을 둘러싼 ‘한·중·일 삼국전’ 현황과 미래를 투박한 말투로 쉽고 명쾌하게 설명해 인기를 끌고 있다. 반도체보다 배터리가 우리 미래 먹을거리라고 말하기까지 한다.

최근 정부가 배터리산업 전략회의에 ‘배터리 아저씨’를 초청했다가 갑자기 취소했다고 한다. 정부 회의에 ‘비공인 전문가’를 부르는 것이 부담스러웠던 모양이다. 그가 설파하는 K배터리 미래가 지나치게 장밋빛일지 모른다. 다만 그가 대학 교수나 연구소 연구원에 비해 격이 떨어져서 배제됐다면 유감이다. 그의 K배터리 열정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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