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두 잔은 괜찮을 줄” ‘승아양 참변’ 만취운전 60대, 음주운전 상습범이었다

과거 음주운전 처벌 전력 새롭게 드러나…적발되지 않은 적도
검찰, 특가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대전 서구 둔산동 스쿨존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초등생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 방모씨가 지난달 10일 오후 둔산경찰서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을 받기 위해 호송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대전=연합뉴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대낮부터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배승아(9)양을 숨지게 한 60대 전직 공무원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 조사 과정에선 과거 음주운전 처벌 전력도 새롭게 드러났다.

대전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황우진)는 2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위험운전치사상 등 혐의로 방모(66)씨를 구속기소했다고 2일 밝혔다.

방씨는 지난달 8일 오후 2시21분쯤 만취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 대전 서구 둔산동 탄방중 인근 교차로 스쿨존 내에서 제한 속도를 넘는 시속 42㎞의 속도로 도로 경계석을 넘어 인도로 돌진, 길을 걷던 배양을 치어 숨지게 하고 함께 있던 9~10세 어린이 3명을 다치게 한 혐의를 받는다.

방씨의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기준(0.08%)을 웃도는 0.108%로 나타났다.

그는 이날 낮 12시30분쯤 대전 중구 태평동의 한 식당에서 지인들과 술자리를 한 뒤 사고 지점까지 5.3㎞가량을 운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방씨가 음주운전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또 음주운전을 하고도 적발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자백을 통해 추가로 확인됐다.

방씨에게는 2020년 3월부터 시행된 이른바 ‘민식이법’이라 불리는 어린이보호구역 치사상죄가 적용됐다.

검찰 관계자는 “피고인은 그동안의 경험으로 술을 한두 잔만 마시고 운전하면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해 차를 가지고 갔다는 취지로 범행을 자백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당시 방씨가 몰았던 차량을 몰수하는 한편, 관계 기관과 재발방지 대책 회의를 통해 스쿨존 방호 울타리와 중앙분리대 강화 등 개선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김수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