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내 인격 3개”라던 40대, 아내와 두 아들 잔혹 살해 혐의 ‘무기징역’

입력 : 2023-05-12 17:11:50 수정 : 2023-05-12 17:15:0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재판부 “배우자와 친자식 아무런 거리낌 없이 수십 차례 내려치고 흉기로 찔러 살해”
다만 “정신과 진료 전력 있고 이런 문제가 범행에 영향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 완전히 배제 어렵다”

이른바 ‘광명 세 모자 살인사건’, 아내와 두 아들을 잔혹하게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던 40대 남성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그는 큰아들이 자신의 슬리퍼를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다투다 범행을 결심했고, 범행 후에는 “내 안에 다른 인격체가 산다”고 했다가 허위로 판명나기도 했다.

 

아내와 10대 두 아들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A씨가 지난해 10월28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경기도 안산시 수원지방법원 안산지원으로 들어서는 모습. 연합뉴스

 

12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2부(남천규 부장판사)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된 A(46)씨에게 이렇게 선고하고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10월25일 오후 8시10분쯤 주거지인 경기 광명의 한 아파트에서 미리 준비한 둔기와 흉기를 이용해 아내(사망 당시 42세)와 두 아들(당시 15세·10세)을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구속기소됐다.

 

범행 2년 전 회사를 그만둔 이후 별다른 직업 없이 지내온 그는 평소 아내와 자주 말다툼을 하고 자녀들이 자신을 무시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러던 중 전달인 9월3일 첫째 아들이 자기 슬리퍼를 허락 없이 신고 외출했다는 이유로 심한 폭언을 내뱉었고, 아들이 자신을 업신여기고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어 가족 살해 결심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큰아들의 휴대전화에선 사건 당일 약 3시간 분량의 녹음파일이 발견됐다. 여기에는 범행 당시 A씨가 “나 죽는 거죠? 그렇지!” 등 혼잣말을 중얼거린 정황이 담겨 충격을 안겼다. 큰아들은 평소 부친 A씨의 욕설과 폭언이 잦아지자 범행 이전부터 휴대전화 녹음 기능을 자주 사용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A씨는 작은아들은 살해할 계획이 없었는데, 자신의 범행을 목격하는 바람에 살해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A씨의 범죄행각은 꽤나 치밀했다.

 

그는 자신의 범행을 숨기기 위해 살해 직전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를 이용해 집으로 들어갔고, 큰아들과 아내, 막내아들을 차례로 살해했다.

 

범행 후 인근 PC방으로 달아난 그는 2시간가량 만화를 보다가, 귀가해 “외출하고 오니 가족들이 칼에 찔려 죽어있다”라며 오열하며 119에 신고했다.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앞두고 A씨는 “8년 전 기억을 잃었다가 코로나19에 감염되면서 기억을 찾았는데, 어머니는 버려졌고 (아내는) 저를 ATM기처럼 일만 시켰다”, “내 안에 인격이 3개(다중인격장애)가 있다”라고 주장했지만 의료진의 정신감정 결과 ‘정상’ 소견이 나왔다.

 

검찰은 지난 3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A씨에게 법정최고형인 ‘사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배우자와 친자식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수십차례 내려치고 흉기로 찔러 살해했다”며 “범행을 미리 계획했으며, 범행 방법이 통상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잔혹하고, 재범 위험성, 폭력성이 있다”면서 그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다만 “피고인에 대한 정신감정 결과에서 정신 병리적 문제에 해당하는 특성은 발견되지 않았으나, (피고인이) 정신과 진료 전력이 있고 이런 정신적 문제가 범행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면서 양형 이유를 밝혔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QWER 쵸단 '사랑스러워'
  • QWER 쵸단 '사랑스러워'
  • 피프티피프티 키나 '청순&섹시'
  • 박신혜 '미소 천사'
  • 이세영 '청순미 발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