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경기 침체 국면에서도 취업자 수가 증가했지만 40대 일자리는 지속해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는 “생계를 책임지는 40대 가장들의 실직은 가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14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과 마이크로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40대 취업자 수는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는 1월 6만3000명, 2월 7만7000명, 3월 6만3000명, 4월 2만2000명씩 줄어들며 감소 폭이 더 커졌다. 이 기간 전년 동월 대비 취업자 수가 지속해서 감소한 연령대는 40대가 유일하다.
반면 30대와 50대, 60대 이상의 취업자는 꾸준히 증가했다.
20대도 지난해 10월까지는 증가하다 11월부터 감소세로 전환했다. 전체 취업자 수도 계속 증가했다.
감소한 40대 취업자의 대부분은 남성이었다. 취업자 감소 흐름이 시작한 지난해 7월 이후에도 여성 취업자는 증가와 감소를 반복하며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남성 취업자는 지속해서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러한 감소 흐름의 배경에는 반도체 경기 침체와 수출 부진에 따른 제조업 불황이 있었다.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는 작년 동월보다 9만7000명 줄었다. 이는 2020년 12월(11만명) 이후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이다.
40대 제조업 취업자 역시 작년 같은 달보다 1만2000명 줄었다.
양질의 직장으로 꼽히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40대 가장들의 일자리가 줄어 부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명예교수는 “생계를 책임지는 40대 가장들의 실직은 가계 전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또 다른 사회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며 “정부 당국의 관심과 정책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40대 남성들이 취업시장에서 고전하는 가운데 남성의 경우 소득 높을수록 혼인율이 높아진다는 결과가 발표됐다.
이는 전 연령대에 적용됐지만 40대의 경우 그 폭이 더 컸다.
한국노동연구원은 14일 ‘노동과 출산 의향의 동태적 분석’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남성의 혼인 지연에 관한 연구가 드물다는 점에서 남성 소득 수준과 혼인율의 상관관계에 주목했다.
보고서는 2017∼2019년 통계를 활용했는데 코로나19로 인한 변수를 배제하기 위해 2019년을 가장 최근의 분석 연도로 삼았다.
그 결과 한 번이라도 결혼한 적이 있는 비율을 일컫는 혼인 비율은 모든 연령층에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소득 수준에 따른 혼인 비율 차이는 40세 이상에서 특히 뚜렷하게 나타났다. 고소득 남성들은 30대 후반 이후 혼인 비율이 급속히 높아지지만, 저소득 남성들은 미혼 상태로 남아있는 경우가 많았다.
2017∼2019년 기준 20대 중후반(26∼30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1분위)는 8%만 결혼 경험이 있지만, 소득 상위 10%(10분위)는 29%가 결혼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0대 초중반(31∼35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는 31%, 상위 10%는 76%가 결혼 경험이 있다. 30대 중후반(36∼40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는 47%, 상위 10%는 91%다.
40대 초중반(41∼45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는 58%, 상위 10%는 96%다. 40대 중후반(46∼50세)의 경우 소득 하위 10%는 73%, 소득 상위 10%는 98%가 혼인을 해봤다.
특히 남성 임금의 불평등도가 커지면 결혼에 필요한 소득 수준에 미치지 못하는 남성이 늘어 결혼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를 작성한 곽은혜 부연구위원은 “남성들의 평균적인 경제력이 과거보다 개선됐는데도 혼인율은 감소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남성의 소득 불평등과 분배 문제에 대한 정책적 관심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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