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vs '실망'…광주·전남 지역민 반응 엇갈려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후 두번째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두고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감동과 실망이 교차했다는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윤 대통령이 참석한 기념식은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이들은 “43년만에 국민통합을 위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사죄,용서,화해,선언을 했다”며 “이제는 우리 사회의 해묵은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끝내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518민주화운동의 대동정신과 민주주의 주먹밥나눔은 광주시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발전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윤 대통령의 기념사에 헌법 전문 수록 등 지역민의 바람을 담지 못해 실망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오월정신 지키기 범시도민 대책위원회는(대책위) “이날 기념사를 접하면서 윤 대통령이 왜 기념식에 참석했는지에 근본적인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다”며 “이는 광주·전남 시도민에 대한 우롱이자 도발이라고 규정하고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다.
오월어머니 15명은 이날 윤 대통령이 비가 오는데도 우산을 쓰지않고 민주의 문 앞에서 직접 맞이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하지만 기념사 후에는 기대했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내용이 포함되지 않아 감동이 실망으로 변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날 시민들은 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입구에서부터 통제를 하자 거세게 항의했다. 한 시민은 “지난해까지는 기념식장만 들어가지 못하게 했는데 올해는 입구부터 막으면 어떻하라는 말이냐”며 “대통령을 보러가는 게 아닌데 이렇게 막으면 되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고(故) 전두환씨의 손자 전우원씨(27)가 이날 5·18민주묘지 옆의 민족민주열사묘역(구묘역)을 찾아 눈길을 끌었다. 검정 정장을 입고 구두를 신은 채 모습을 드러낸 우원씨는 한 손에 꽃을 들고 묘역으로 들어섰다. 구묘역 입구 바닥에는 참배객들이 밟고 지나가도록 설치한 ‘전두환 비석’을 그냥 지나쳤다.
초지일관 무표정을 짓으며 묘비를 둘러본 우원씨는 이날 이한열 열사, 백남기 농민, 위르겐 힌츠페터 비석 앞에서 참배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