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본부장에 광고전문가 인선
선거 앞두고 역량 강화 공들여
당 상설위 위원장 14명 인선도
金 “이재명 대표, 식사 제안 거절”
李 “내가 정책 관한 얘기하자 해”
최고위원들의 설화로 리더십에 금이 갔던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체제가 안정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김 대표는 당 조직을 정비하는 한편, 여론전과 현장 행보로 내년 총선 준비에 시동을 거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2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홍보본부장과 상설위원회 위원장을 대거 임명했다. 홍보본부장에는 송상헌(51) 제일기획 국내비즈니스 부문 광고팀장이 임명됐다. 당초 친윤(친윤석열) 민영삼 사회통합전략연구원장이 내정됐었지만, 이를 철회하고 공모를 통해 ‘광고 전문가’를 인선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홍보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김 대표 의중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국민통합위원장에 당내 유일한 호남 지역구인 이용호 의원을 임명하는 등 당 상설위원장 14명도 인선했다. 태영호 의원과 김재원 최고위원의 실언이 촉발한 당내 혼란상을 매듭짓고 체제 정비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당 지도부는 태 의원의 자진 사퇴로 인한 최고위원 보궐선거를 위해 다음 달 9일 전국위원회를 소집하기로 의결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각종 현안에 대해 여론전을 펼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보조금 유용 의혹이 불거진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을 겨냥해 “명분은 피해자 지원을 한다지만 속은 자신들의 배를 불리려 한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시민운동을 가장한 비즈니스이고 자신들의 일자리 창출 도구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시민단체 정상화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해 자체 실태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일주일에 한 번꼴로 현장을 찾는 등 민생 행보에도 적극적이다. 김 대표는 26일 경기 성남 국립국제교육원에 방문해 한·미 대학생 연수프로그램 참가자와 간담회를 갖는다. 지난주에는 서울 영등포구 마약퇴치운동본부 중독재활센터를 찾아 청소년 마약중독 대책을 논의했다.
거대 야당과의 주도권 싸움에도 적극 나서는 모양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며칠 전 노무현 전 대통령 추도식에서 옆자리에 앉아 ‘얼굴 한 번 봅시다. 밥이라도 먹고 소주를 한잔 하든지’라고 했더니 (이재명 대표가) ‘국민이 밥만 먹으면 안 좋아해요’라고 했다”며 “양당 대표가 만나 밥만 먹으면 국민이 안 좋아한다는 것인데, 이해가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날 만나는 것이 불편한 모양”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날 당 의원총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이 힘든데 여야 대표가 만나서 밥 먹고 술 먹고 하는 거보다 정책에 관한 얘기를 하자고 했더니 그건 (김 대표가) 안 하시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주 전쯤에 (김 대표가) 식사 제안을 했었다. 그래서 정책 대화를 하자, 국민 보는 데서 국민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맞겠다고 했더니 (김 대표의) 답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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