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라면 물가 13.1% 올라 금융위기 이후 최고…여전히 부담스러운 먹거리 물가

지난달 라면의 물가 상승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먹거리 품목 4개 중 1개 이상은 물가 상승률이 10% 선을 웃돈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3.3% 오르며 안정세를 나타냈지만 라면과 같은 가공식품을 비롯한 먹거리 가격은 서민층에게 여전히 부담스러운 수준이었다.

5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라면의 소비자물가지수는 124.04로 전년 동월보다 13.1%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2월(14.3%) 이후 14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라면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9월 3.5%에서 10월 11.7%로 껑충 오른 뒤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10% 선을 넘었다.

서울 중구 롯데마트 서울역점에서 소비자가 라면을 고르고 있다. 뉴시스

실제 최근 업체들의 가격 인상 행진이 이어졌다. 농심이 지난해 9월 라면 출고가를 평균 11.3% 인상한 데 이어 팔도, 오뚜기는 바로 다음 달 제품 가격을 9.8%, 11.0% 각각 인상했다. 또 삼양식품도 지난해 11월 라면 가격을 평균 9.7% 올렸다.

먹거리 가격의 오름세는 라면만이 아니다. 가공식품과 외식 부문의 세부 품목 112개 중 27.7%인 31개는 물가 상승률이 10%를 웃돌았다. 잼이 35.5%로 가장 높고 치즈(21.9%), 어묵(19.7%), 피자(12.2%), 두유(12.0%), 커피(12.0%), 빵(11.5%), 햄버거(10.3%), 김밥(10.1%), 김치(10.1%) 등도 높은 편이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은 3.3%로 2021년 10월(3.2%) 이후 1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하지만 가공식품과 외식은 각각 7.3%, 6.9%로 여전히 고공행진했다.

먹거리 가격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는 건 그간 누적된 원가부담, 인건비 등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국제 에너지 가격 불안, 기상여건 악화 등 향후 먹거리 가격과 관련한 불확실성 역시 높은 상황이란 분석이다. 

세종=이희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