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독립 성향인 집권당 민주진보당(민진당) 차기 총통후보 라이칭더(賴淸德) 부총통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수용할 수 없고 92 공식을 받아들이면 대만은 멸망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5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라이칭더 후보는 전날 대만신뢰친구협회 창립총회에 참석해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 수용은 주권을 양도하는 것이어서 받아들일 수 없다”며 “주권이 없는 평화는 가짜 평화”라고 주장했다.
92 공식은 1992년 중국과 대만이 이룬 공통의 인식을 일컫는 것으로,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그 표현은 각자의 편의대로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중국 정부와 대만내 친중 성향 국민당은 이를 수용하는 입장이지만, 민진당은 거부하고 있다.
민진당 소속 차이잉원 총통이 2016년 연임에 성공한 후 대만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92 공식을 거부하면서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독립 의지를 피력해왔다.
라이 후보 역시 “대만 내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 고조에 따른 전쟁 가능성을 우려해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자는 시각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주권 없는 가짜 평화를 수용하는 것으로 결국 대만은 도태될 것”이라며 “양안 문제는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로 중국의 위협에 놀라지 말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어 “대만이 민주주의와 자유를 향유하려면 대만인의 주권을 굳건하게 수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이 후보는 내년 1월에 치러질 대만 총통 선거에 대해 “민주주의와 독재, 평화와 전쟁 가운데서 선택하는 것”이라며 “최선을 다해 대만 국민을 단합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 후보는 지난달 28일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식사하고 싶다면서 대화 제의를 한 데 대해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주펑롄(朱鳳蓮) 대변인은 대만 독립 지지 입장을 바꿀 준비가 돼 있지 않다면 기만적인 발언이라고 반박했다.
내년 1월 13일 입법위원 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대만 총통선거는 민진당 라이 후보와 제1야당 국민당 허우유이(侯友宜) 신베이 시장, 민중당 커원저(柯文哲) 전 타이베이 시장 3자 대결 구도다. 라이 부총통이 다른 후보를 여론조사에서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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