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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마우지의 잠수 실력과 물고기를 사냥하는 실력은 정평이 나 있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이런 가마우지를 이용해 낚시를 해 왔다. 일명 ‘가마우지 낚시’다. 사실 좀 잔인한 면이 없지 않다. 가마우지를 풀어 물속 물고기를 잡게 한 뒤 목에 묶인 줄 탓에 물고기를 삼키지 못한 가마우지가 물밖으로 나오면 토해 내게 만드는 것이다. 오래전부터 어부들이 생계를 위해 이어 온 전통이다. 요즘이라면 동물 학대라고 욕먹기 충분할 게다.

가마우지는 검다는 뜻의 ‘가마’와 깃털을 뜻하는 ‘우지’가 합쳐진 이름이다. 깃털이 검은 새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에 서식한다. 의사소통이 활발해 먹이가 많은 곳이나 살기 좋은 곳을 발견하면 금세 모여든다. 우리나라는 2003년 경기 김포 북단 유도에서 집단 번식이 처음 확인됐다. 내륙의 호수나 강 근처에 사는 민물가마우지와 바닷가 근처에 사는 가마우지, 쇠가마우지 등이 있다. 이런 가마우지의 개체 수는 매년 늘고 있다. 이전에는 우리나라에서 겨울만 나는 철새였는데, 점점 텃새로 변한 탓이다.

지난달 강원 평창의 한 송어 양식장에서는 양식 중이던 송어 치어 2만5000마리가 가마우지의 습격으로 초토화됐다고 한다. 피해 양식장과 2.6㎞ 떨어진 군락지에선 셀 수 없이 많은 가마우지가 둥지를 튼 모습이 목격됐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에 따르면 민물가마우지는 2017년 1만6021마리에서 지난해 3만2196마리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한다. 관찰 지역도 2017년 95곳에서 지난해에는 168곳으로 확대됐다.

지방자치단체마다 가마우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개체 수 급증으로 저수지와 하천 등에서 닥치는 대로 민물고기를 잡아먹다 보니 어민 피해가 커지고 있다. 배설물로 인한 수목 백화 현상 등 환경 파괴도 작지 않다. 환경부에 가마우지를 유해 야생동물로 지정해 달라는 지자체 건의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는 개체 수 조절만 허용한 상태인데 유해 조수로 지정해 포획을 허용해 달라는 것이다. 가마우지의 습격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로 인한 천적 감소 등이 원인이다. 따지고 보면 모두 인간이 만든 일이다. 환경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된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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