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놓고 “교육과정 내 출제돼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 이른바 ‘1타강사’들이 반발의 목소리를 낸 가운데, 이들에 비판에 대한 역풍도 만만찮게 일어나는 모양새다.
사교육 시장의 최대 수혜자인 그들이 ‘학교 교육 과정 내 출제(킬러 문항 배제)’에 반대하는 것은 결국 자신들의 ‘특권’을 유지하고 싶어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일각에서는 그간 ‘억대 연봉’을 받는 사교육 강사들이 자신들의 부를 공개적으로 자랑해 온 것을 언급하며 ‘밥줄 끊길까봐 그러는 것이냐’는 날선 비판도 나오고 있다.
수능 수학영역 강사인 현우진씨는 지난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킬러문항 배제’ 관련 보도를 공유하며 “애들만 불쌍하다”고 적었다.
그는 “9월 모의평가하고 수능은 어떻게 간다는 것인가. 지금 수능은 국수영탐 어떤 과목도 만만치 않고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혼란인데 정확한 지침을 주길 바란다”며 “비판적 사고는 중요하지만 적어도 시험에서는 모든 것이 나올 수 있다는 비(非) 비판적인 사고로 마음을 여시길”이라고 꼬집었다.
역사 강사인 이다지씨도 “학교마다 교사마다 가르치는 게 천차만별이고 심지어 개설되지 않는 과목도 있는데 ‘학교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 수능을 칠 수 있게 하라’는 메시지라…”며 “9월 모의평가가 어떨지 수능이 어떨지 더욱더 미지수”라고 말했다.
현우진씨가 학원에서 받는 연봉은 200억원대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엔 “소득세가 130억원”이었다고 직접 인증한 바 있다.
현씨는 2017년 당시 국내 최고가 아파트였던 서울 강남구 청담동 ‘PH129’의 분양권을 250억원에 대출 없이 매입했으며, 2018년에는 약 320억원에 달하는 강남구 논현동 빌딩을 대출 없이 사들이기도 했다.
현씨가 억대 시계를 차고 수업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당시 그가 착용한 시계는 스위스 명품 브랜드로 출시가만 약 1억3500만원으로 현재 리셀가가 3억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현씨는 4점의 가격은 108억5000만원 달하는 고가의 미술품을 구입했음을 자신의 SNS에 자랑하기도 했다.
이다지씨 또한 과거 SNS와 유튜브 출연 등을 통해 자신의 수입차와 고급주택을 대중에게 공개한 바 있다.
1타강사들의 ‘교육 정책 비판’에 대한 여론은 냉담하다. 이들의 유튜브 채널에는 “수능을 배운 거에서만 내라는 게 왜 잘못된 거냐”, “솔직히 살면서 알 필요 전혀 없는 고난도 문제 한 두개라도 맞추려고 부모님 노후대책까지 포기하면서 학원 다녀야 하는 현실에 처한 아이들이 제일 불쌍한데요?” 등의 냉소적인 댓글이 잇따랐다.
정부 정책 방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사교육 중심의 비정상적 교육 풍토 속에서 매년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들여온 최대 수혜자들이 전면에 나서서 정책을 비판하는 게 타당하냐는 지적도 나온다. 누리꾼들은 “밥줄 끊길까봐 그러냐”, “애들한테 번 돈으로 수입차 사고 호화주택에 살면서 그걸 자랑하는 게 교육자의 태도라 할 수 있느냐” 등 강사들을 비판했다.
한편 19일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윤대통령은 수능에서 공교육 과정에 속하지 않는 ‘초고난도 문제’(킬러 문항)를 배제하라고 주문하며 “약자인 우리 아이들을 갖고 장난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학교 교육 경쟁력 제고 및 사교육 경감 관련 당정 협의회’를 갖고 킬러 문항을 수능에서 출제하지 않기로 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이 국민 5000명 여론조사를 통해 조사한 ‘세대별로 살펴본 교육에 대한 인식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자녀의 사교육비가 부담된다는 응답은 2001년 81.5%에서 2020년 94.3%로 12.8%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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