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 유람선 타이태닉호를 탐험하기 위해 나섰다가 잔해로 발견된 미국 심해 잠수정 ‘타이탄’이 바닷물의 엄청난 압력을 받아 완전히 안으로 찌그러지며 ‘내파(implosion)’했다는 분석이 22일(현지시간) 나왔다.
이날 미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해안경비대는 “바닷속에서 잠수정의 압력을 관리하는 압력실이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사고 원인을 추정했다.
해안경비대는 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선체 조각들을 살펴보면 선실 내 압력이 떨어지면서 잠수정 밖 심해의 엄청난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발생한 내파 양상과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해안경비대는 이날 타이태닉 호 뱃머리에서 약 488m 떨어진 바다의 해저 4km 지점에서 잠수정 잔해를 발견했으며, 탑승객 5명은 모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타이탄의 사고 시점은 잠수를 시작한 지난 18일로 추정되고 있다. 타이탄은 잠수 시작 후 1시간45분 지난 오전 9시45분쯤 통신이 두절됐다. 미 해군은 자체 음향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통신이 두절된 위치 근처에서 “내파 또는 폭발과 일치하는 이상 현상을 감지했다”고 인정했다.
온라인 매체 인사이더 역시 해안경비대가 음파 추적기가 달린 부표를 바다에 띄웠지만 이를 통한 폭발음은 감지되지 않은 점에 비춰볼 때 구조 작업을 개시한 오후 5시45분 전에 이미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영화 ‘타이태닉’의 감독이자 수십 차례 타이태닉 호를 탐사한 제임스 카메론(69) 감독은 이날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음향 데이터 조사 결과를 사고 하루 만에 알게 됐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았다”며 “잠수함이 내파한 것이다. 잠수함은 산산조각이 난 채 바다에 가라앉아 있다”고 말했다.
잠수정 개발 연구 전문가인 호주 시드니대학의 스테판 윌리엄스 해양로봇공학 교수는 이같은 종류의 내파는 누출, 정전, 전기 단락으로 인한 소형 화재 등 여러 원인에 따라 순식간에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안경비대는 잔해 발견 지점에 원격수중탐사장비(ROV)를 남겨놓고 관련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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