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요즘 주말마다 집회 현장으로 달려가기 바쁘다.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도심 집회에 당 지도부가 참석을 독려하고 있어서다. 의원들이 나서니 보좌진들도 함께 거든다. 여기에 지역 당원들까지 대거 동원돼 세를 과시하는 양상이다. 당내에서는 지도부의 참석 독려를 ‘동원령’으로 받아들이는 눈치다.
일부 의원은 최근 국회에 천막을 치고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당 쇄신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혁신위원장은 단식 중인 의원을 ‘격려’ 차 방문했다.
이성과 합리의 시대에 여당이 ‘과학적 이론’으로 무장한 채 ‘우리 바다는 안전하다’고 대국민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과는 너무도 다른 방식이다.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다’며 가발 쓰고 춤추고 노래 부르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도입을 반대할 때도 그들은 길 위에 있었다. 상대가 과학을 근거로 ‘문제없다’고 주장하면 마찬가지로 과학적 근거로 맞서야 하는데 자꾸만 장외로 나가 유권자 정서에 호소한다.
문제는 이같은 ‘아스팔트 위 투쟁’을 금배지를 단 채 한다는 점이다. 국민들이 총선 때 행사하는 표 한장 한장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와 앞으로를 짊어질 미래세대가 더 나은 사회에서 살아가길 바라는 소중한 염원이 담겼다. 그 염원을 딛고 서 있는 민주당 의원이 167명에 달한다.
공무원들은 뜨겁게 달궈진 아스팔트가 아니라 관공서 사무실에서 최적의 컨디션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게 국익에 부합한다. 전선의 투사가 아니라 각자에게 주어진 일을 묵묵히 하는 게 공복이 보여야 할 자세다. 선출직 의원은 더 말할 나위 없을 것이다. ‘우리 지역 국회의원이 열심히 시위하러 다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다. 아마 드물 것이다. 이를 민주당만 애써 외면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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