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아무리 얘기해도 진실 관심 없어”
元 장관, 백지화 책임 민주당에 돌려
지난 4월 종점 양서면 → 강상면 변경
국토부 “교통여건 개선 효과 커” 판단
TF 꾸린 민주, 강상면 찾아 현장점검
“예타 통과 종점 변경과정 끝까지 추적”
수사 필요성도 제기… 갈등 심화 불가피
지역주민의 숙원 사업이던 서울∼양평 고속도로가 전면 백지화 되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여당에서는 야당의 정치 공세로 지역민들이 피해를 입게 생겼다고 비판했고, 야당은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태스크포스(TF)까지 꾸리며 공세를 벌이고 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6일 국회에서 열린 양평 고속도로 관련 긴급 당정협의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양평 고속도로 노선을 갖고 (민주당은) 상임위 때부터 김(건희) 여사 특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며 “아무리 얘기해도 민주당은 진실이나 양평군민들과 도로 이용자의 혜택에 관심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들의 정치공세 대상을 건수잡는 데만 관심이 있는 게 며칠간의 행태를 통해 명백하다”고 비판했다. 원 장관은 이어 “가짜뉴스로 있지도 않은 악마를 만들려는 시도를 국민들이 심판할 수 있도록 강력한 방안을 제시하겠다”며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다. 또 그는 “주민 피해를 염려하는 집단은 이런 식으로 사태를 몰고 가지 않는다“고 야당을 직격하기도 했다.
이번 고속도로가 논란이 된 것은 지난 4월 공개된 노선안에서 종점이 변경되면서부터다. 야권에서는 국토부가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는 강상면으로 종점을 일부러 옮겨 특혜를 주고자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는 양평군이 노선 협의 과정에서 3가지 노선을 제안했고, 이를 반영해 환경부 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양서면안과 강상면안을 복수안으로 공개한 뒤 주민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강상면안이 당초 안보다 교통량이 4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는 등 교통여건 개선 효과가 크고, 한강 횡단과 상수원 보호구역, 철새도래지 통과 등 환경성에서도 유리하다고 판단됐다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아직 노선이 확정되거나 착공을 시작한 단계가 아니라 타당성조사·전략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사업이 중단된 것이라 지금 당장 크게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사업이 다시 추진되더라도 당초 목표였던 2031년보다 훨씬 늦은 시점에나 개통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에 교통편의 개선을 기대했던 경기 하남시나 양평군 등을 비롯한 수도권 해당지역 주민들의 입장에선 아쉬운 부분이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날 고속도로 종점 건설이 예정됐던 강상면을 찾아 이번 의혹을 ‘게이트’로 규정하고 진상조사 의지를 드러냈다.
민주당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 진상규명TF’ 소속 의원들은 이날 현장을 찾았다. 국회 국토교통위 민주당 간사인 최인호 의원은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통과된 종점 노선이 왜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바뀌었는지 과정에 대해 많은 국민들이 의혹을 갖고 있다”며 “어떤 과정을 거쳤기에 전혀 상식적이지도 않고 선례 없는 게이트성 의혹이 제기됐는지 끝까지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관 의원은 “예산 1000억원이 더 들고 거리도 2㎞ 더 늘고 양수리 국도를 연결해 교통량 해소에 도움도 되지 않는 결정이 (양평)군과 협의 없이 진행된 점도 매우 의문이 든다”고 했다. 김의겸 의원은 “만일 이 의문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이건 단군 이래 최악의 이권 카르텔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TF 단장인 강득구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종점 변경으로) 쓸모없는 땅이 황금의 땅이 될 수 있다. 최소 2배 이상 시세차익을 볼 수 있다는 게 대체적 이야기”라며 “최종적으로 정리되면 당연히 감사원 감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대변인도 “까면 깔수록 특권 카르텔로 드러나는 김 여사 일가 고속도로 특혜 의혹의 실체를 명명백백히 밝혀내겠다”고 했다.
고속도로 건설 계획은 제기된 특혜 의혹 속에 백지화됐지만 민주당은 당 차원 조사를 넘어 국정조사 및 수사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어 여야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서울-양평 고속도로 특혜 의혹은?
원래 이 고속도로는 서울 송파구 오금동에서 경기 양평군 강상면을 연결하는 도로로 총 연장 27㎞로 예정됐었다. 주말이면 극심한 교통정체를 빚는 경기 양평의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해 2008년 경기도 등이 처음 제안한 뒤 2017년 국토교통부의 고속도로 5개년 계획에 반영됐다. 2021년 당시 종점은 양평군 양서면으로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윤석열정부 취임 이후인 2023년 5월8일 발표된 변경 노선안(29㎞)이 김건희 여사 일가의 선산이 있는 양평군 강상면으로 나오면서 민주당에서는 특혜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친민주당 진영 인터넷 매체와 유튜브 등에서 이런 의혹이 확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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