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이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 출마로 생각을 굳힌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원장은 12일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총선에 나오느냐’는 취지의 진행자 질문을 받고 “나온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나를 정치 현실로, 총선 출마로 몰아가고 있다”고 그럴 수밖에 없는 나름의 이유를 밝혔다.
박 전 원장은 이어 “지역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며 “목포나 해남, 진도, 완도에서 서로 오라고 하지만 아직 그럴 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말에는 목포에 간다”며, 이는 건강이 나빠진 지인 병문안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신의 행보를 둘러싼 오해 가능성을 염두에 둬 시민과의 접촉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박 전 원장은 라디오에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서울~양평고속도로’ 건설사업의 전면 백지화를 선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대통령실을 대신해 총대를 멨다고 주장했다. 원 장관을 ‘미래가 있고 괜찮은 정치인’이라 평가하면서다.
계속해서 “자기가 국회에 나가고 다음 대통령 후보 된다고 생각했을 것”이라며 “저는 원희룡 장관을 굉장히 좋아하고 참 미래가 있는 좋은 정치인인데(라고 생각하는데), 저런 얘기를 해 말썽이 되고 왜 거짓말을 해서 상처를 입나”라고 안타까운 마음을 함께 드러냈다.
그리고는 노선 변경안 이전의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안으로 국토부가 계획을 수정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전 양평군수와 김 여사 일가 모두를 철저하게 수사해 진상을 규명하면 된다는 주장도 펼쳤다.
김 여사 일가 특혜 의혹을 제기한 민주당에 국민의힘은 민주당 소속 정동균 전 양평군수의 부인이 예타 조사 발표 4개월 전 원안 속 종점 인근 땅 수백평을 구입한 사실이 언론을 통해 드러났다며, 이를 ‘민주당 양평군수 게이트’로 불러야 한다고 맞선다.
박 전 원장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도 ‘출마 안 하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출마한다”고 답했었다. 박 전 원장은 출마 예상 지역에 관해서는 “정하지 않았다”면서도 12일 방송처럼 목포와 해남·진도·완도를 고려 중이라고 언급했다.
특히 국회의원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고 싶은지를 진행자가 묻자 “김대중 대통령의 정치 이념이 어떻게 펼쳐졌는가 이런 것도 전수하면서, 대여 투쟁이나 남북문제에 대해 반드시 역할을 하고 싶다”며 조금은 구체적인 그림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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