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지연 시위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밝힌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가 12일 서울 종로에서 시내버스를 가로막는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전장연 죽이기’에 나선 것에 맞서겠다며 13일부터 버스 통행을 가로막는 기습 시위를 서울 전역에서 진행한다고 밝혔다.
전장연에 따르면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와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는 이날 오전 11시쯤부터 10분가량 서울 종로구 종로1가 버스정류장 앞 중앙버스전용차로에 앉아 시내버스 통행을 막고 기습 시위를 진행했다.
박 대표 등은 ‘전장연은 서울시 적군이 아니다’, ‘장애인 이동권 기다리란 말은 이제 그만, 지금 당장 보장하라’ 등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버스전용차로를 점거했다. 이로 인해 동대문 방향 버스 여러 대가 출발하지 못했고, 일부 승객은 버스에서 내려 박 대표에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서울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를 기다리다 기습적으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최근 국민의힘 시민사회선진화특별위원회가 전장연 소속 단체들이 국가 보조금을 용도에 부합하지 않게 사용했다는 터무니없는 의혹을 제기한 것을 규탄했다. 이날 시위는 자료를 제공하고 협조한 서울시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진행됐다. 전장연은 그간 탈시설 장애인 실태조사와 장애인권리예산 등과 관련해 서울시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휴전’의 의미로써 지하철 시위를 잠정 중단해왔다.
전장연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국민의힘 시민단체선진화특위가 합동작전으로 전장연 죽이기를 하고 있다”며 “장애인을 차별하고, 전장연 죽이기에 몰두하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갈라치기와 혐오정치를 멈추어달라”고 했다.
전장연은 이날 성명서를 통해서 “전장연 ‘마녀사냥’에 나선 오세훈 시장에 맞서 비폭력·불복종 버스행동을 매일 서울 시내 전역에서 수시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하철 선전전을 하지 말라고 하니 버스 시위를 지속할 예정”이라며 “오세훈 시장이 ‘전장연 죽이기’를 멈출 때까지 버스 시위를 확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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