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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볕더위에 쓰러지고 탈진하고… 잼버리 참가자들 “생존 게임”

입력 : 2023-08-04 06:00:00 수정 : 2023-08-04 07: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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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장애 등 환자 하루 수백명
환자 느는데 병상은 50개에 불과
EMR 시스템, 아직도 시험운영

한덕수 “필요한 모든 조치 다할 것”
여가부 “편의시설 보완… 활동 조정”
전북지사는 함께 숙영하며 관리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장의 한낮 최고 기온이 35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지속되면서 대원들이 쓰러지거나 탈진하는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주최 측의 준비 소홀과 운영 미숙으로 폭염에 내몰린 ‘생존게임’ 잼버리라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스카우트 대원 살피는 의료진 폭염이 이어진 3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의료진이 온열질환으로 실려온 환자를 살피고 있다. 부안=연합뉴스

한덕수 국무총리는 소관 부처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다할 것”을 주문했고, 행정안전부와 국방부는 곧장 재난안전 특별교부세 교부, 군의관·공병대 파견 등 후속 조처에 나섰다. 잼버리 집행위원장인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아예 집무실을 잼버리 야영지로 옮겨 폐영식 때까지 직접 상황을 챙길 예정이다.

 

3일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온열질환자는 대회 이틀간 6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대회 첫날 400여명이 나왔고, 이튿날이자 개영식이 열린 2일 207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이 중 108명은 개영식이 열린 3시간여 동안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덥고 습한 날씨로 인해 피부 화상과 발진, 모기 등 벌레 물림, 소화기 장애, 발목골절 등으로 현장에 설치한 병원을 찾은 환자도 하루 평균 300∼400명씩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대회 사흘째인 이날도 35도를 오르내리는 가마솥 더위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온혈질환자를 제대로 확인할 시스템조차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신속한 대처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나왔다. 온열질환자 등 공식 환자 집계는 조직위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을 통해 등록할 계획이었지만, 아직까지 시험운영 중이다. 게다가 온열질환자가 연일 급증하는 상황에서 치료와 안정을 위한 병상은 50개에 불과해 일부 환자는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도 있다. 간이 화장실과 샤워실도 부족하고 청소 등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데다 일부 샤워실 시설은 천으로 살짝 가려놓은 경우도 있어 불만을 사고 있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가 열리고 있는 3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뗏목 체험장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연일 이어지는 폭염을 피해 휴식을 하고 있다. 뉴시스

결국 대회 조직위는 이날 낮시간대 계획한 영내 과정 활동 프로그램 중 ‘서바이벌 빌리지’, ‘세계 미로탈출’ 등 일부를 중단했다. 또 향후 영내 과정활동을 줄이는 대신 전북 지역 14개 시군을 연계한 영외로 확대하기로 했다.

 

잼버리 현장을 찾은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은 “대회 전 집중호우가 지속됐고 폭염도 예상보다 심각한 수준이어서 다소 미흡한 점이 노출됐다”며 “병상과 화장실, 그늘막 등 편의시설을 보완하고 폭염 상황에 따라 세계 조직위와 협의해 과정활동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길게 늘어선 구급차 새만금 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에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비상 상황이 이어진 3일 전북도소방본부가 현장에 투입한 구급차와 소방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다. 부안=연합뉴스

한 총리는 이날 잼버리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모든 부처가 전력을 다해 지원할 테니, 총책임자로서 현장에 머무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행안부는 이날 특별교부세 30억원을 전북도에 곧바로 내려보냈고, 국방부는 의료 지원과 그늘막 등 편의시설 증설을 위해 공병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군은 잼버리대회 현장에 공병대와 의료 인력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날 “군의관과 간호장교, 응급구조사 등 10여명을 파견했으며 4일까지 30여명을 추가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집무실을 잼버리 야영지로 옮겼다. 오는 11일 폐영식까지 대원들과 함께 숙영을 하면서 안전 문제 등 상황관리를 직접 챙길 방침이다.


부안=김동욱 기자, 송은아·조병욱·구현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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