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부안군 일대에서 열리는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의 메인 행사인 K-팝 콘서트의 오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 개최를 두고 이 지역 축구팬들이 단단히 화가 났다.
7일 전라북도 등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까지 전북도청 공식 홈페이지에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의 K-팝 콘서트 행사 진행 관련 당국을 비판하는 누리꾼들의 글 약 100개가 올라와 있다.
한 누리꾼은 이날 글에서 “축구장은 축구를 하는 곳이지 공연을 위해 만들어진 곳이 아니다”라며 “조만간 홈경기가 두 차례나 예정되어 있던 장소를 이렇게 갑작스럽게 공연을 위해 이용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다른 누리꾼도 “축구장은 축구를 하는 곳이지 공연을 하는 데가 아니다”라며 “협조라고 겉으로 말하면서 ‘통보’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이냐”고 따져 물었다.
전북도 등을 향한 이 같은 비판은 오는 9일과 주말에 걸쳐 전주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전북현대구단의 경기가 예정됐었기 때문이다. 홈구장의 이점을 살려 경기를 펼쳐야 할 전북현대 측이 일정을 바꿔야 하는 처지가 되자 전북현대 팬들의 불만이 거센 것으로 보인다. 구단 측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2경기 일정이 변경될 예정”이라며 “세부 사항 결정 즉시 안내하겠다”고 알렸다.
앞서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지난 6일 새만금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한 폭염이 공연환경을 악화시키는 전례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콘서트 장소와 날짜를 변경하고 프로그램을 재구성하는 것이 불가피했다”고 공연 날짜와 장소 변경 이유를 밝혔다. 이어 “퇴영식이 진행되는 1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K-팝 콘서트가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행사는 애초 6일 잼버리 현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잼버리 조직위원회 등은 K-팝 콘서트 장소 선정에 3만명 넘는 수용인원과 안전관리, 새만금에서의 이동조건 등이 고려됐다고 설명했다. 잼버리 야영장에서 차로 50여분 거리인 전주월드컵경기장은 총 4만2000여명이 들어갈 수 있으며 관중석의 88%를 지붕이 덮고 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전북현대 구단이 다른 구장으로 옮겨 경기하도록 협조해줘서 매우 감사하다”며 “행사에 대한 잘잘못을 따지는 것은 행사를 마친 후에 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전정신과 개척정신, 화합이라는 스카우트 정신을 다시 한번 새기고 서포트해주는 모든 분과 함께 심기일전해서 성공적인 잼버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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